7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는 평소와 달랐다. 조례시간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같은 당부는 확 줄고, 각계를 대표하는 CEO들의 발언이 끝없이 이어졌다.
9시로 예정됐던 종료시간은 20여분을 훌쩍 넘겨 끝났다. 간담회장을 빠져나오는 CEO들의 표정에는 할말은 하고 나왔다는 만족감마저 내비쳤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한 25명의 CEO들이 모두 한마디씩은 했다. 말문이 트이자 온갖 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중소사들도 `프라임브로커`로 활동할 수 있게 기존 업무단위 인가제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가 등장했다.
대형 기업공개(IPO)는 주관사 자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자문형랩 등 집합투자상품은 펀드로 통일해 동일 규제하자는 목소리와 개인의 추종매매 방지를 위해 자문형 랩의 운용결과 실시간 공개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8월 대폭락 이후 맥을 못추고 있는 증시활성화를 위한 방안에도 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증시 변동성 완화를 위해 장기투자자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대외 신뢰도 확보를 위해 MSCI지수 편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대다수 CEO들이 공감을 표했다.
특히 권 원장은 장기투자자 육성을 위해 중장기 펀드에 비과세 혜택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적극 검토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박원호 금감원 부원장은 "말하기 위한 간담회가 아닌 듣기 위한 간담회가 목적이었다"며 " 업계 현안과 애로사항에 대해 많이 들었다. 풀수 있는 문제는 업계와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