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인터뷰)대작으로 복귀하는 `리니지` 아버지

송재경 XL게임즈 대표, 전공살려 MMORPG 다시 도전
성공 여부 벌써부터 주목.."서비스도 퍼블리셔 도움없이 직접 할 것"
  • 등록 2010-05-24 오후 2:01:29

    수정 2010-05-25 오전 9:40:13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한국 온라인게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송재경 XL게임즈 대표(사진)다.
 
그는 지난 1994년 김정주 NXC(넥슨홀딩스) 대표와 온라인게임사 넥슨을 공동 창업했다. 넥슨에서 텍스트 기반 머드(MUG, Multi-User Dungeon)에 그래픽을 덧붙인 세계최초 머그(MUD, Multiple User Graphic) 게임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다.

1998년에는 엔씨소프트에 합류해 `리니지`를 만들었다. 리니지는 단일 게임으로는 최초로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PRG) 원형을 제시하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아키에이지(ArcheAge)`라는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2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NHN,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로 구성된 투자컨소시엄에서 150억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 게임은 이르면 올 여름에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해 내년에 상용화될 전망이다. 게임 업계와 이용자들 사이에선 스타 개발자 송 대표가 그동안 침묵을 깨고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신인이 아닌만큼 새로운 개발에 나선다는 부담이 크다"며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송재경이 만들어 기대된다는 의견이 있으나 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많다"고 속내를 밝혔다.
 
신작 개발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그의 화려한 명성 탓도 있지만 앞서 개발한 게임이 실패한 경험도 작용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2003년 XL게임즈를 설립하고 사명과 비슷한 레이싱게임  `XL레이싱`를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그는 "레이싱게임에 도전해 봤으나 잘 안돼 내가 잘하는 MMORPG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아이폰을 계기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새로 열리면서 이 분야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하는 아키에이지는 그의 전공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다. 개발기간 4년에 총 개발비 300억원이 투입됐다. 기존에 나와 있는 리니지와 와우(WOW), 아이온 등을 비롯해 앞으로 나올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등과 어떤 차이를 보일지가 업계 관심사다.

송 대표는 "MMORPG에 기본이 되는 요소는 다 포함하면서도 게이머 의지에 의해 게임 세상을 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키에이지는 전투 외에도 게임 내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상세계적 접근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게이머들은 자유의지에 따라 게임속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
 
예를들어 게이머가 사이버 세상 내 자신의 집 앞에 텃밭을 일궈 포도 나무를 키울 수 있다. 이렇게 키운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다른 게이머에게 팔 수도 있다. 전투 외에도 농사를 통한 경제 활동이 가능한 것.
 
무엇보다 이 게임 특징은 대형 게임포털업체 힘을 빌리지 않고 XL게임즈가 직접 서비스한다는 점이다. 해외에선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나 국내에선 XL게임즈가 직접 퍼블리싱할 계획이다.
 
보통 온라인게임 산업은 개발과 퍼블리싱 등 2개 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개발은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이고, 퍼블리싱은 외부 게임을 가져다 유통하는 것이다. 대부분 개발사는 대형 게임사에 퍼블리싱을 맡기고 개발에 집중한다.  
 
그는 "개발사가 퍼블리싱 사업을 직접하면 게이머들 반응을 곧바로 게임에 반영할 수 있는 반면 대형 퍼블리셔가 구축해 놓은 인프라에서 진행한다면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사가 게임 유통을 직접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가 대형사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풍부한 자본과 마케팅으로 무장한 대작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게임 자체에 경쟁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해외 서비스도 직접 뛰면서 판권 계약을 따낸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XL게임즈는 작년 9월 일본 게임온과 아키에이지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송 대표는 "게임 내용만 좋다면 직접 퍼블리싱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인터넷 등이 잘 발달돼 있어 해외업체와 소통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어 글로벌 사업도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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