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경기선행지수인 심리지표들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면서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큰 폭으로 후퇴한데 이어 소비심리마저 넉달째 움츠러들고 있는 것.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시장에 찬바람이 매서울 전망이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위축된 측면은 있지만 임금상승률과 실업률 등 현재의 가계 소득수준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를 지나치게 비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심리 작년말 수준으로 후퇴
6개월후의 소비자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달 들어 97.1을 기록, 작년 11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치인 100을 밑돈 것도 11개월만에 처음이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87.8로 전달보다 18.1 하락해 경기를 비관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현재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냉혹했다. 경기 평가지수는 84.2로 전달보다 16.5하락한 것.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11월 기업실사지수(BSI)도 98.6으로 12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다. 기업과 가계부문 모두 향후 경제를 어둡게 보고 있다.
실물경기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평가와는 대조적이다.
◇소비자 "가계수입 줄었다"
현재 소득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나빴다. 6개월전과 비교한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대한 평가는 전달보다 모두 낮아진 것. 특히 주식 및 채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치평가는 71.5로 전달보다 9.1 낮아져 낙폭이 컸다.
1년전과 비교한 현재의 가계수입평가도 전달보다 하락해 92.4에 머물렀다. 부채가 늘었다고 답한 가구도 저축이 늘었다는 가구의 증가속도를 앞질렀다. 부채가 늘어난 가구는 전체의 20.1%로 전달보다 4.3%포인트 확대된 반면 저축이 늘어난 가구는 전달보다 0.6%포인트 확대된 13.1%에 머물렀다.
◇정부, 소득수준 감안할 때 지나친 심리위축
재정경제부 강호인 경제분석과장은 "고용시장 안정과 임금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근로자 가구의 소득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경제주체들이 경기 불안요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과 투자 소비가 모두 증가하기는 힘들다"면서 "최근 내수의 빈자리를 수출이 메우면서 실물경기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 과장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서 알수 있듯이 빚을 얻어 소비에 나섰던 가계가 많았다"면서 "소비자들의 부채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로서도 급격한 내수둔화는 부담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실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내에서 내수진작책을 펼쳐나간다는 방침. 강 과장은 "가계들이 소득수준을 벗어나 소비에 나서는 것은 억제해야 겠지만 급격한 내수둔화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서비스부문과 이동통신, 스포츠레저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시장을 발굴할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