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당뇨병의 ‘씨앗’ 중 하나인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치주염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치주염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연세대 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팀이 2013년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만807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치주염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한국인의 인슐린 저항성 대사 지수에 따른 치주염 위험성 평가: 제6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3년∼2015년))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권 교수팀은 인슐린 저항성의 강약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슐린 저항성 대사 지수(METS-IR index)를 사용했다.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한 HOME-IR 등 다양한 지수가 있으나, 인슐린 저항성 대사 지수가 인슐린 저항성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팀은 연구 대상을 인슐린 저항성 대사 지수에 따라 4그룹으로 분류했다. 인슐린 저항성 대사 지수가 가장 낮은, 즉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낮은 그룹 대비 2그룹의 치주염 발생 위험은 1.2배, 3그룹은 1.3배, 4그룹은 1.4배 높았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클수록 치주염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치주염은 치주 조직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이번 연구에서 권 교수팀은 적어도 하나의 구강 부위에서 CPI (Community Periodontal Index) 점수가 3점 이상이면 치주염으로 봤다. 치주염의 원인으론 구강 내 세균의 감염, 유전적 감수성, 환경적 요인 등이 꼽힌다. 치주염이 악화하면 치주 조직이 파괴돼 치아 소실까지 유발한다.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의 치주질환(잇몸병) 유병률은 남성 31.0%, 여성 22.1%(2015년 기준)로, 해마다 감소 추세다.
권 교수팀은 논문에서 “치주염과 인슐린 저항성의 상관관계가 일방적인 방향이 아닌 양방향의 관계에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치주염이 있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