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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예보다는 단기적 ‘인하’나 ‘감면’에 방점을 둔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주택자 퇴로 만들자”…양도세 중과 유예론 나와
10일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시점을 6개월~1년간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확인됐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3채, 4채 갖고있는 분들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중요한 공급정책”이라며 양도세 완화론을 시사한 바 있다.
오는 6월1일부터 다주택자가 조정지역대상 내에서 주택을 양도하면 중과세율이 현재보다 10%포인트 늘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 중과된다. 이에 따라 최고 양도세율은 2주택자가 65%, 3주택자 이상은 75%가 적용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조정지역대상 2주택자의 종부세율도 0.6~3.2%에서 1.2~6.0%로 강화된다. 취득세는 지난해부터 현행 1~4%에서 최고세율 12%로 최대 12배 올랐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3%나 급등했다. 7·10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이 40% 가량 줄었지만 매물 감소에 따른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호가와 함께 실거래가 역시 크게 뛰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온라인 부동산커뮤니티에서는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면 물량 증가로 99%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6월1일 전후로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양도세까지 완화한다면 단기적으로 우하향할 것같다”는 등의 글이 수두룩하다.
다만 정부는 이 같은 양도세 중과 유예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의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된 바 없다”며 “6월1일 양도세 중과를 시행하지도 않았는데 정책을 수정하기는 힘들다. 양도세 강화라는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하해야 효과있어”…정치적 부담 커 미지수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안정화 효과를 위해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보다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미 양도세율이 인상된 상황에서 증여를 통해 일정 부분 보유세 부담을 덜었고 상당수가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시기를 단순히 늦추는 것만으로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가져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오는 4월 예정된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권의 과감한 결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야권 내부에서도 양도세 감면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선거 전 단기적으로 규제 완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인하를 한다고 해서 매매가격이나 전·월세값이 바로 안정화되기 보다는 강보합은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칫 부자들만 배불리는 것이냐는 비판 등으로 정부·여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민심잡기용 부동산 정치를 펼친다는 비난에서도 벗어나기 어렵다. 윤 수석연구원은 “정부·여당이 기존 정책방향을 꺾으면서까지 이미 시세차익이 상당한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열어 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양도세를 인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지금까지 정부가 해왔던 정책기조와 위배되는 것이며 다주택자들에게 또 다른 혜택을 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