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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대선인 만큼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에 베팅하고 있어 주목된다.
다만 지나친 쏠림을 경계하는 기류도 역력하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트라우마가 있어서다. 시장은 당시 브렉시트 부결을 점쳤다가 결국 ‘검은 금요일’을 맞이해야 했다.
주식 등 위험자산↑ 채권 등 안전자산↓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9시30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6원 하락한(원화 강세) 1140.5원에 거래되고 있다.
힐러리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위험자산인 원화로 투자심리가 다소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은 상승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15포인트 오른 2001.73을 기록 중이다. 대선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시장 기류에 단박에 2000선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하락장이다. 금 가격은 현재 0.05% 떨어진 1281.6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클린턴 쪽으로 분위기가 기운 이후 3거래일째 하락하고 있다.
이미 간밤 글로벌 시장도 클린턴 쪽에 섰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보다 16.48% 하락한 18.80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는 전구간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비교적 뚜렷하게 갈렸다.
다만 경계감 여전…“쏠림은 독 될수도”
실제 현재 국채선물시장은 간밤 미국 채권시장 분위기와 달리 강세다. 3년 국채선물(KTBF)은 전거래일 대비 3틱 오른 110.37에 거래 중이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오르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강세라는 의미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23틱 오른 130.12에 거래되고 있다.
채권시장 한 참가자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워낙 커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관망세가 짙을 것”이라고 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클린턴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지면서 금융시장은 클린턴 당선을 일부 선반영하기 시작했다”면서도 “브렉시트 교훈을 상기해야 한다. 한쪽으로 쏠린 선반영은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