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전국에 200곳이 넘는 맥주 양조장이 있다. 각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지역 맥주는 ‘지비루’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일본 맥주 빅4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삿포로맥주 역시 따지고보면 삿포로 지역에서 출발한 지비루다.
반면 우리나라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시장합계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시장 구조 자체가 이미 맥주맛의 다양성이 존재할 수 없게 돼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23일 발표된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에 따르면 현재 전발효조(발효시설) 50㎘ 이상, 후발효조(저장시설) 100㎘ 이상인 맥주제조장 시설기준이 전발효조 25㎘ 이상, 후발효조 50㎘ 이상으로 완화됐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하우스맥주 제조자의 외부유통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그동안은 영업장에서 맥주를 제조해 그 영업자에서만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2002년 소규모 양조장에 대한 규제 완화로 한 때 150여개에 달했던 하우스맥주 업체는 현재 30개가 간신히 넘는 수준까지로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
기재부는 “외부유통 허용과 시설기준 완화는 맥주시장에 경쟁을 촉진하고, 다양한 맛의 맥주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중소 하우스맥주 업체들이 몸집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