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규제로 미국 자동차 판매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美 자동차 업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3월 체결된 후 1년 남짓 지난 현재 미국내에서는 FTA 협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FTA로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관련업계는 수출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이 현재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자유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FTA 체결 1년 성과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후 항공기, 자동차, 와인, 대두, 오렌지주스 등의 수출이 4.1%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 주요 수출품목의 미국 수출은 10.4% 증가해 미국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
또한 한·미 양국의 지난 1년간 교역량은 3.2% 감소했고 미국의 대한(對韓)무역적자는 오히려 늘어 FTA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오바마 행정부는 일본과 유럽 등 11개 국가와 FTA 체결을 추진중이다. 미국은 경기부양책으로 수출 증대를 우선 과제로 꼽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의 7번째 교역국가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양국 교역규모는 1010억 달러 정도다.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FTA가 완전히 실시되면 수출규모가 매년 110억 달러 늘고 수 천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역 전문가들은 양국의 관세장벽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1년이 남짓한 현 시점에서 한미 FTA 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미국 자동차·철강 업체들은 한국과의 FTA 체결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미 FTA 체결이 한국에게 유리하게 적용됐다는 얘기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미국 내 한국 자동차 수입량이 늘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매튜 블런트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 정책관은 “한미 FTA 체결로 미국업체들이 누리는 혜택이 있지만 양국이 FTA 체결로 자연스러운 교역관계를 형성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철강업계에서도 최근 일년간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FTA가 오히려 업계와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린다 랜드로스 미 철강노조 관계자는 “FTA 발표 후 양국간 교역에서 미국이 무역불균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WSJ는 한국타이어(161390)를 예로 들면서 한국업체들은 오히려 FTA 협상 후 이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과의 FTA 체결로 일본,중국 ,유럽 등 아직 미국과 FTA 체결하지 않은 경쟁국보다 더 좋은 가격으로 미국에 타이어를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