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집합 마케팅

운동량 알려주는 신발… 보석 이어폰…
다른 업종끼리 손 잡아 ‘시너지 효과’
  • 등록 2007-09-12 오후 3:49:00

    수정 2007-09-12 오후 3:49:00

▲ 나이키 플러스를 착용하고 조깅하는 모습.
[조선일보 제공] 유명 디자이너와 저가 의류 상표가 손잡아 아주 ‘합리적인’ 가격의 옷을 내놓는 일은 업계에선 철 지난 얘기. 요즘 업계는 한층 교묘해졌다. 아예 서로 다른 업종끼리 손을 잡는 일이 잦아졌다. 일명 ‘교집합 마케팅’.

지난해 5월 미국에서 나오자마자 매진 열기에 휩싸였던 나이키 플러스. 신발은 신발인데 그냥 신발이 아니다. ‘포디즘’이란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끈 애플의 아이팟과 함께 사용하는 운동화다. 나이키 코리아의 백은경 홍보팀장은 “조깅하는 사람의 50%가 음악을 듣고, 음악 듣는 사람의 40%가 아이팟을 사용한다는 보고서에 따라 나이키와 애플사가 손잡고 2년 동안 연구 개발 끝에 제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그냥 음악을 듣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바로 음악을 듣는 도중 자신이 얼마나 달렸나, 칼로리 소비는 얼마나 했나, 운동량은 얼마나 되나 등이 실시간 정보로 흘러나온다는 것. 사람이 뛸 때 생기는 높낮이와 압력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왼쪽 운동화 깔창에 깔고, 아이팟 나노에 붙은 수신기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나이키 플러스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이 데이터를 전송하면 ‘운동 일지’처럼 사용할 수 있다.

여성들이 보석을 좋아하지만 기계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속설’에 착안해 틈새를 공략한 경우도 있다. 가전 제품으로 유명한 필립스 사와 크리스털 제품 생산 업체인 스와로브스키가 손잡은 것. 필립스의 헹크 시브렌 드 종(Jong) 주변 장치 비즈니스 그룹 본부장은 얼마 전 베이징에서 가진 발표회에서 “커다란 크리스털이 박힌 이어폰은 마치 귀걸이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크리스털로 장식한 USB 역시 컴퓨터 주변 기기라기보다는 보석 같은 느낌이 훨씬 강해 소유하고 싶게 만들었다”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계끼리 손잡는 게 요즘 트렌드”라고 밝혔다.

보석 때문에 디자이너와 영화가 손을 잡기도 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인 ‘스타더스트’에서 극 중 신비한 능력을 지닌 보석 ‘스타더스트’에 영감을 받아 ‘스타더스트’와 똑같이 생긴 보석을 샌들에 단 ‘스타더스트 by 지미 추’가 바로 그것. 지미 추의 남미림 홍보 담당자는 “그냥 신발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그 화려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VIP들을 초청해 영화 시사회를 하는 등 영화와 패션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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