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철 SK 사장 "기름값 근본적 처방은 없다"

  • 등록 2007-07-13 오후 2:26:11

    수정 2007-07-14 오전 12:32:24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기름값을 내리자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신헌철 SK에너지사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도 고민을 많이 할 것이고 기업들도 고민이 크지만 (기름값 급등에 대한)처방은 없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휘발유값 책정을 국제시세 기준에서 원유값 기준으로 바꾸자는 일부 여론을 염두에 둔 듯 "(기름값 체계에 대한)국민적 합의가 있어도 그 처방이 단기적 처방이 되면 잘못되는 것"이라며 "기름값 급등은 (원유가격과 휘발유 가격이 같이 오르는) 환경의 문제"라고 밝혔다.

신 사장은 원유값 기준으로 휘발유가격을 책정하는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갈 경우 나중에 상황이 바뀌면 또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국민적 합의에 따라 원유기준으로 가면 되겠지만 나중에 올 혼란을 감안하면 사회적인 코스트가 너무 높다"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예리하고 냉정한 분석은 사라지게 마련"이라며 "언론들도 중심을 잡고 기능을 잘 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신헌철 사장은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소비가 별로 줄 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일본은 기름값이 오르면 소비도 줄고 절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좀 다르다"며 "땅 값이 비싼 주유소에서 비싸게 팔면 다른 곳에서 사는 게 맞는 일이며 소비자도 보다 현명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사장은 정부재정이나 정유사 부담으로 기름값을 소폭 낮추더라도 소비자들이 거의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상대적으로 해외 자원개발 등의 자금집행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에너지특별회계에서 나온 자금으로 휘발유가격 인상 충격을 흡수했던 일을 거론하며 "당시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충격을 줄인다고 했으나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며 "당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정유사들은 비슷한 시기에 동유럽에 진출해서 유전을 사들여 지금 자주개발율이 50%를 넘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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