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 4분기 매출 5조5205억원, 영업손실 434억원, 순이익 48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디스플레이 부문이 크게 악화되며 예상과 달리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은 해외 법인 호조로 흑자를 나타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해서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지만, 투자의견에선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일부 증권사들은 "LG전자 실적이 올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주장한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지난 4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매수` 의견을 냈다.
◇국내외 증권사, 목표주가 대거 하향..투자의견 `중립` 주류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은 올해 전망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매수`와 `중립`으로 갈라졌다. 다만 `중립`에 다소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LG전자 실적 발표 하루 뒤인 24일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21개 가운데 `중립` 의견을 낸 곳은 `보유`와 `시장수익률`을 포함해 13개였다. 특히 3개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한단계 낮췄다. `매수`는 `시장수익률 상회`와 `비중확대`를 포함하면 7개였다.
LG전자 목표주가에 대한 평가는 더욱 냉정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전체 21개 증권사 가운데 14곳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10개중 7개인 셈이다.
목표주가와 관련해 특별히 눈에 띄는 대목은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것. 국내 증권사 11곳 중 무려 10곳이 목표주가를 내려 그동안 다소 과대평가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는 절반 정도만 목표주가를 낮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은 낸 증권사들은 지난 4분기를 바닥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립 입장을 취한 증권사들은 펀더멘털이 회복될 때까지 보수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강윤흠 대우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유지하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의 비관적 전망을 추가적으로 반영하면 시장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될 리스크가 있고, 밸류애이션 매력도 아직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기업의 펀더멘탈이 돌아서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멘텀 측면에서 본다면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 동향과 LG필립스LCD의 지분매각 이슈도 LG전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이성준 SK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부문 적자로 올 1 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동기에 비해 43.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LG전자가 올 1 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여전히 디스플레이 업황이 하강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매수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LG전자 매수를 주장하는 쪽에선 향후 실적 개선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권성률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실망스러운 영업적자와 디스플레이에 대한 우려로 당분간 주가 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하고 "하지만 4분기를 바닥으로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년간의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가전과 휴대폰 성장에 주목해 볼만 하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김지산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주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지만 1분기를 바닥으로 디스플레이 사업부 수익성 회복과 함께 추세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도 "LG전자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는 하지만 4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이익이 회복될 것이라는 점과 올해와 내년 연간 이익 증가세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