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임기 짧지 않다”… 文대통령,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 어땠나(종합)

21일 100분간 ‘국민과의 대화’서 국민과 자유토론
‘끝까지 열일’ 강조… 재난지원금 논란에 “내각 판단 신뢰”
화기애애 분위기…부동산 등 실정 비판 질의 나오기도
  • 등록 2021-11-21 오후 9:55:24

    수정 2021-11-21 오후 9:55:24

[이데일리 이정현 김정현 기자] 퇴임을 6개월여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사실상 임기 중 마지막인 ‘국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민생경제 회복을 약속함과 동시에 “끝까지 긴장 놓지 않고 초심 잃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남은 국정과제 완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정운영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를 떨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서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민과 직접 만난 것은 2019년 이후 2년 만이자 두 번째다. 취임 100일 기념 청와대 영빈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국민 보고대회’를 포함한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세 번째다.

지지율이 최고조였던 첫 ‘대국민 보고대회’나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던 2년 전 진행했던 ‘국민과의 대화’처럼 밝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했던 현장은 부동산과 요소수 등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는 질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문 대통령이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의료체계의 혼란을 지적하는 질의도 다수 나왔다.

일상회복·민생경제 주제로 100분간 자유토론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21 국민과의 대화’에서 지난 1일부로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해 “아직은 조마조마한 부분이 있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끝까지 잘 마무리해 완전한 일상회복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입을 열었다. 이어 “국민들의 일상에서도, 민생경제에서도, 소상공인들 영업에서도 활기가 느껴진다”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를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좋습니까”라 되묻기도 했다.

아울러 “매일매일이 (코로나19)위기관리의 연속이라는 걸 생각하면 남은 임기 6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라며 임기 말 국정운영 의지를 강조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정운영에 동력이 떨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마지막 ‘국민과의 대화’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 정세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3주차를 맞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민생경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 과제 등에 대한 질의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토론에 참여한 국민들은 이번 ‘국민과의 대화’의 주제인 코로나19 방역과 민생경제 등 실생활과 맞닿은 질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첫 질문인 늘어나는 코로나19 돌파감염에 대한 정부의 대책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답변을 이어갔다.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현장 배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혹은 화상 참여한 9명의 국무위원 및 정은경 질병청장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성토에 “실질적 보상 돌아가야”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거리두기로 영업난을 겪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사연에 공감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한 손실보상제에 대해 “보상 금액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실질적인 보상이 돌아가도록 더 노력하겠다. 손실보상법에서 제외된 관광·여행·문화예술 업계에서도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정갈등으로 번졌던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대해서는 “우리 내각의 판단을 신뢰를 한다”며 정부의 손을 들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과 함께 전국민 방역지원금 지급을 주장하다가 여론과 정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상황이 어려운 계층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는 패널의 의견에 “지금 정부 입장은 (국민께서) 말씀하신 방향대로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소외·피해 계층을 우선 지급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던 일부 특수 업종에 대한 추가적인 세금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특수를 누렸다고 해서 정상적으로 부과하는 세금 이외에 추가적인 부담을 부가할 생각은 없다”며 “우리 정부의 방침은 특수를 누린 업종에 대한 조치가 아니라 피해 계층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 입장,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진땀.. “2·4 대책 빨랐어야.. 다음 정부 부담 없도록 할 것”

지지율이 최고조였던 첫 ‘대국민 보고대회’나 4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던 2년 전 진행했던 ‘국민과의 대화’처럼 밝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듯했던 현장은 부동산과 요소수 등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는 질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문 대통령이 굳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직격탄이 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부동산 문제는 여러차례 송구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4 부동산 대책이 좀 더 일찍 시행됐다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공급문제가 충분히 해소되리라 생각하며 가격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 부동산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임기 마지막까지 방도를 찾겠다”고도 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다는 지적에 “민간 업자들이 과도한 이익을 못누리게 하는 여러 가지 대책을 정부가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관련 법안도 국회에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서민들에 많은 박탈감을 드리고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해 무주택자, 서민, 청년, 신혼부부 내집마련의 기회를 충분히 드리지 못했다”며 임기중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기도 했다.

최고 성과로는 톱10 진입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K-방역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며 “세계에서 톱10, 경제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문화, 방역, 보건의료, 또는 국방력, 국제외교 협력 모든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요소수 품귀 사태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를 일찍 파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소수 문제를 파악하고 난 이후에는 정부가 매우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해 지금은 문제가 거의 다 해소됐다”고 평가하며 “그런(요소수 같은) 물품이 수천 품목이 되는데, 요소수 같은 문제가 언제든지 다른 품목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더 경각심을 가지고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030 청년세대 민심이반의 원인 중 하나인 일자리 대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줄어든 고용이 지난달까지 99.9% 회복됐다. 청년 고용률도 과거보다 높다”고 자평하면서도 “청년이 원하는 질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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