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3일 낮 12시30분, 강원도 속초시 청호 해안길(조양동) 속초 해수욕장. 이곳은 강원 도내에서도 손꼽히는 관광1번지이지만 이날 관광객은 손에 꼽혔다. 바닷가를 마주보는 ‘펜션·민박마을’ 한편 길가는 주말이면 주·정차된 차와 사람들로 북새통이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일부 카페와 숙박업소는 문을 아예 걸어 잠갔다.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펜션·민박마을’이 텅 비어있다.(사진=강신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강원 속초 등 관광지가 직격탄을 맞았다. 속초 해수욕장 앞에서 20년간 숙박업(방 10호실 규모)을 한 김 모(74) 씨는 “경기가 않좋은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장사가 더 안된다. 오늘 예약자는 한 명도 없다”며 “속초에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관광객이 뚝 끊겼다”라고 말했다.
3~4월이면 대학생 단체모임(MT)이나 설악벚꽃축제 등으로 해마다 찾아오는 수요가 많아 ‘준성수기’ 시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작년 ‘강원산불’에 이어 이번 코로나19로 2년째 생업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인근에서 숙박업을 하는 황 모(여·58)씨도 “해변가에는 관광객이 더러 오는데 대부분 ‘당일치기’ 여행객들이다”며 “편의점에서 요깃거리를 사서 해변에서 즐기다가 숙박하지 않고 돌아가기 때문에 숙박업만 더욱 타격을 입은 분위기”라고 했다.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펜션·민박마을’의 한 숙박업체 내부. 방 24호실 중 이날 4개 호실만 예약됐다.(사진=강신우 기자)
속초뿐만 아니다. 춘천 역시 주말에 텅 빈 펜션이 많았다. 춘천은 3~4월이면 ‘입영특수’와 함께 장병의 수요가 많았지만 정부가 코로나19로 장병의 휴가·외출 등 출타를 전면 통제하면서 수요가 뚝 끊겼다.
5년 전 퇴직 후 노후 생활을 위해 춘천 신북읍에서 펜션(6호실 규모)을 운영하는 최 모(62)씨는 “부대비용을 빼면 한 달 수익이 고작 10만원 안팎”이라며 “군인 고객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펜션을 팔아달라고 내놨지만 연락조차 없다”고 답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