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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평창 효과’는 예상보다 미미했나.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음에도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예년 수준을 밑돌았다.
서비스수지는 경상수지(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사드 보복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여전히 감소하고 있는 탓이다. 반대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서비스수지 부진 지속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2월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직전월인 올해 1월(-44억9000만달러)보다는 그 폭이 줄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22억1000만달러)보다는 더 악화됐다.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됐지만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여전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2월 출국자 수는 231만1000명. 전월 대비 19.4% 줄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3.6%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는 설 연휴가 짧아 해외여행 수요가 상대적으로 작았고 평창 올림픽으로 인해 국내여행으로 대체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일시적으로 증가율이 둔화했지만, 그럼에도 증가세는 지속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반면 중국인 입국자 수는 34만5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2월(59만1000명)보다 41.5%나 감소했다. 사드 충격의 여진이 여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1년(-10억5000만달러) 당시 적자 전환한 이후 30년 가까이 줄곧 적자를 보여 왔다. 이 기간 여행수지 역시 똑같이 적자 행진을 이어 왔다.
경제 성장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는 자연스럽다. 다만 눈덩이 서비스수지 적자가 구조적으로 장기화할 경우 경제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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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흑자폭 줄어
서비스수지 부진에 전체 경상수지 흑자 폭도 감소하고 있다. 2월 경상수지는 40억3000만달러 흑자였다. 72개월째 흑자 행진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81억8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서비스수지 부진이 지속된 데다, 영업일수 감소(22.0일→19.5일)로 수출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품수지 흑자는 59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2월(102억2000만달러) 대비 반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국제수지 통계상 2월 수출은 449억5000만달러 규모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7%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교역 회복과 반도체 시장 호조가 지속됐지만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로 증가율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