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열풍을 몰고 온 아이템이 바로 레인부츠다. `아이들이 비오는 날 신는 게 장화, 레인부츠 아니였나`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시작으로 국내 패션피플들에게 레인부츠는 하나쯤은 있어야 할 아이템으로 당당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 웰링턴 부츠가 뭐지
요즘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레인부츠는 웰링턴 부츠라고도 불린다. 무릎까지 오는 길이와 투박하게 생긴 모습이 17~18세기에 장군들이 신던 부츠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웰링턴 부츠라는 이름은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이긴 장군의 이름에서 시작됐다.
최초로 영국에서 웰링턴 공작으로 추대된 아서 웰즐리는 부츠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한다.(신발의 역사, 로리 롤러 지음) 당시 무릎까지 꼭 끼는 가죽 부츠를 즐겨 신은 웰링턴은 유럽에서 가장 훌륭한 신발을 신은 것이 군사적 성공을 가져왔다고 말했을 정도다.
국내외에서 웰링턴 레인부츠는 락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명 락페스티벌이 야외 진흙탕에서 또는 폭우속에서 진행되면서, 락페스티벌을 찾는 팬들에게 레인부츠는 없어서는 안 될 준비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진흙탕 공연`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년새 입소문을 타다 올초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일반인들에게서도 레인부츠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때아닌 폭설이 이어지자 패셔니스타들이 발빠르게 레인부츠족에 동참했다.
레인부츠로 가장 많이 알려진 제품은 `헌터(HUNTER)`부츠다.
국내 구매대행 수요가 급증하자 LG패션(093050)이 올 1월부터 영국에서 정식수입하고 있다. LG패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 현재 3개 매장에서 한달 평균 5000족 이상이 팔려나가고 있다.
김인권 LG패션 홍보팀장은 "그야말로 헌터 웰링턴 부츠가 난리가 났다"면서 "매장에서 주문을 넣어도 몇주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LG패션은 헌터부츠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수입가능한 물량을 파악해 판매 매장을 늘려갈 생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레인부츠 패션에 대해 `어부같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헌터부츠를 샀다가 엄마한테 촌스럽다고 혼났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는 17일부터 7월말까지 장마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패션피플들의 레인부츠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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