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중견그룹)CJ, 당당한 `날개짓`(上)

삼성 떠나 `독립경영` 안착..지주회사화 구상
고마진 구조 구축 `성공`..세계적 생활문화기업 `목표`
  • 등록 2004-02-26 오후 12:05:00

    수정 2004-02-26 오후 12:05:00

[edaily 하수정기자] CJ(001040)를 더 이상 삼성에 종속된 기업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CJ그룹은 지난 96년 삼성그룹에서 분리한 후 자체적인 구조조정과 사업역량 강화를 계속해오면서 홀로서기에 성공적으로 안착, 재계 24위(2003년 4월 공정위자료기준)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CJ그룹은 무엇보다 그룹내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재편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마진 구조인 제분 제당 사업 위주에서 가공식품 및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등의 고마진 구조로 바꿔놓았다는 것에 시장은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생활문화기업`을 표방하며 내수부문을 다져왔던 CJ(001040)그룹은 앞으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핵심사업부문에서 성장사업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아래 장기적으로 사업지주회사로의 기초를 다져나간다는 큰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96년 CJ 분리, 반세기 역사`훌훌`..장기적으로 지주회사`변모` 지난 53년 이병철 선대회장이 제일제당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해 출발했던 CJ는 그 뒤로 제분사업에 진출하고 조미료를 국산화하는 한편 식용유, 육가공식품 사업등 식품분야에서 꾸준히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특히 제일모직과 제일합섬,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현재 삼성그룹의 축을 이루는 기업의 설립과 인수에 자금줄 역할을 해 CJ는 삼성의 옛 계열사이면서도 실질적인 `삼성의 모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6년에 삼성그룹에서 분리한 CJ는 이를 전환점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드림웍스`의 2대주주로 참여하며 영상산업에 뛰어들었고, 롯데를 제치고 39쇼핑 인수전에서 성공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 이런 도전으로 CJ그룹은 삼성에서 분리되기 전보다 그룹외형이 3배이상 커졌다. 96년 1조9326억원이었던 연결재무재표상 매출액이 97년 2조3024억원, 2000년 3조2171억원, 2002년 5조4559억원으로 매년 급신장세를 보였다. 계열사도 당시 7개에서 현재는 해외법인을 포함해 57개로 늘었다. 국내 상위권 그룹으로 자리를 잡아나가던 CJ는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지난 2002년 대대적인 CI 개편작업을 했다. CI 개편에는 통상 몇 백억원이 투자되지만 CJ는 이보다 적은 60억원을 들여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특히 골프를 위주로 한 스포츠 마케팅 덕분에 총 530억원의 광고 절감 효과를 봤다고 회사측은 파악하고 있다. 박세리로만 280억원의 홍보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그외 박희정, 이선화, 배경은, 강지민 등의 골퍼들을 통해 CJ로고가 공중파 및 지면에 계속 표출되고 있다. 이러한 CJ그룹의 기업 이미지 쇄신노력은 지난 50년 제조업체로서의 기반 위에 신 성장엔진을 확보, 제 2의 도약을 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CJ는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로 나아갈 전망이다. 특히 CJ(001040)㈜가 자체 사업을 영위하면서 계열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현재 그룹을 총괄하는 구조본이 없는 상태지만 CJ㈜가 CJ홈쇼핑(035760)(30%), CJ엔터테인(049370)먼트(39%), CJ푸드시스템(051500)(59%) 등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해 지주회사 여건은 일부 갖춰놓은 상태다. CJ㈜ 이재호 재무담당 상무는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구체화된 것은 없는 상태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화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시장의 신뢰를 얻고 계열사간 사업군마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상장 자회사 30%, 비상장 자회사 50%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하는 만큼 자금이 많이 투입될 뿐만 아니라 계열사의 수익구조가 안정돼야하는 선행조건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태다. ◇구조조정 마무리..주력사업 `집중화` CJ그룹은 효과적인 기업경영모델을 찾기 위해 여러 사업부문을 분사하거나 매각하는 한편 그룹차원에서 추진키로 한 4대 핵심사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행키로 하는 등 주력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재정비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CJ는 엔프라니 화장품사업부문, 제일선물, 드림라인을 비롯해 음료, 외식 등의 일부 사업부를 매각했고 보유하고 있던 상장 유가증권 등 무수익 지분을 대부분 정리,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을 거의 마무리지었다. 특히 지난해에만 삼성석유화학, 삼성물산, 한신공영, 해태유통, 유레스 등 투자등을 목적으로 매입했다가 처분한 상장유가증권만 해도 총 483억원으로 CJ㈜ 자본금의 35%에 달한다. 또 삼성최초의 제조업 시설이었던 부산공장부지도 1100억원에 매각했다. 아울러 CJ는 푸르덴셜금융과 제일투자증권 및 자회사 제일투신운용의 경영권 이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큰 짐을 덜게 됐다. CJ는 지난 97년 인수한 제투증권으로 인해 연 180억원의 영업권 상각과 810억원의 누적 지분법 평가손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이재호 상무는 “올해 상반기 중에는 푸르덴셜과 제투증권 본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투증권 손실분은 회계상 모두 반영된 상태로 추가적인 자금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주력 핵심 사업으로 ▲식품 및 식품서비스 ▲생명공학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신유통 등을 제시하고 회사에너지를 이 4가지 분야로 빠르게 집중시키고 있다. 식품 부문에서 지난 2002년 삼양유지 사료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 신동방의 전분당부문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또 한일약품 인수도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상태. 미디어부문에서도 최근 애니원,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지분을 확보했으며 현재 채널 7개에서 2006년까지 10개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구조조정과 동시에 핵심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경영을 병행한 것이 업계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 CJ가 꾸준한 실적개선을 달성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 세계적인 생활문화기업으로 `시동` 올해 CJ그룹은 무엇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우선 CJ㈜는 본격적인 글로벌사업을 위해 각 사업부별로 진행사던 해외사업을 올해부터 `해외BU`로 일원화했다. CJ㈜는 지난해 하반기 고부가가치 바이오제품인 라이신을 생산하는 인도네시아공장인 PT CSI의 생산설비를 증설해 생산량이 기존 연 10만톤에서 20%정도 증가한데 이어, 1600만달러를 들여 중국 산동성에 4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라이신공장을 설립, 2005년 하반기에는 전세계 라이신 시장 점유율을 현재 14%에서 20%로 확대시켜 점유율 2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CJ㈜는 사료부분의 경우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초 중국 사천성과 요녕성에 각각 6만톤 규모의 배합사료 공장을 설립했고 오는 4월 산동성에 6만톤 공장을 추가로 세우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사료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6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06에는 990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다시다와 햇반, 양념장 등 식품 브랜드의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올해 미국 LA 지역에 냉동생지와 케이크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고 내년까지 `뚜레주르` 매장 10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에도 생지공장을 세우고 안테나숍으로 운영될 직영 제과점 3~5개를 개점할 예정이다. CJ홈쇼핑(035760)의 경우 `2010년 내 아시아에서 가장 신뢰받고 영향력있는 온라인 유통회사`라는 비전을 내걸고 지난해 상해에 중국 최대 민영방송국 SMG와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을 오는 4월 개국, 중국 시장공략을 본격화한다. CJ GLS는 올해 중국 택배 및 3자물류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중국사무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 제휴사인 사가와규빈과 파트너쉽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드림웍스라는 대형 해외파트너를 갖고 있는 CJ엔터테인(049370)먼트는 제휴사와 함께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일본 기업과의 문화 컨텐츠에 대한 공동프로젝트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CJ CGV도 내년에 미국 LA에 개점을 추진중이며 CJ미디어는 음악 및 음식관련 영상물을 미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에 판매하고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까지는 국내 제일의 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시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세계적인 생활문화기업을 만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해야할 시기”라며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또 “해외 사업과 국내 사업간, 해외의 여러 사업간의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글로벌 경영체제를 다듬어 나갈 것”이라며 해외시장 공략을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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