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식이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위해 모바일과 개인 컴퓨터에서 해로운 디지털 음식 콘텐츠와 먹방 ASMR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 ‘두 체계 이론’.(자료=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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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는 이성주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컴퓨터연합회 주최 ‘컴퓨터 인간 상호작용 학술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Computer Interaction, 이하 CHI)’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인간 심리학의 ‘두 체계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디지털 음식 콘텐츠를 소비할 때 더 의식적으로 평가한뒤 시청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 이성주 교수.(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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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음식 콘텐츠의 시각적·청각적 자극은 체계1(빠르고 자동으로 작용하는 체계)을 자극해 사용자의 자동적인 반응(반사적인 콘텐츠 시청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음식 콘텐츠를 가리고, 음소해 자동 반응을 막는다. 또 사용자가 의식적인 콘텐츠를 선택하기 위한 질문을 제공해 체계 2(심사숙고해 판단하는 체계)를 활성화하고, 사용자가 더 의식적이고 건강한 콘텐츠 소비를 하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22명의 식이장애 환자에게 3주간의 사용자 스터디를 진행해 시스템 평가를 진행했다. 실험 집단에서 유튜브에서 음식 콘텐츠에 대한 노출·소비를 감소시키고, 이러한 감소가 유튜브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 집단 참가자들은 이번 시스템이 음식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자동 반응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시스템이 두 체계 이론의 체계 1을 억제하고 체계 2를 촉진함을 입증했다.
이성주 교수는 “이번 시스템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디지털 콘텐츠를 건강하게 소비하는 방법을 지원하는 적응형 개입 설계 방향을 제시하고, 사용자 의도적인 행동 변화를 촉진하는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 관리 방법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음식 콘텐츠뿐 아니라, 폭력물이나 선정적인 콘텐츠 등 다양한 주제별로 적용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CHI에서 발표돼 최우수논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