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경남 김해시의 한 알코올 중독 치료 전문병원에 근무하는 정신과 의사가 상습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김해 서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병원을 압수수색 하는 등 향정신성의약품 과다 처방과 오남용에 무게를 두고 관련된 서류를 확보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이 병원에 근무하며 오랜 기간 미다졸람을 투약해왔다는 의혹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포폴, 케타민과 함께 3대 수면마취제로 불리는 미다졸람은 내시경 검사 또는 수술 전에 진정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프로포폴에 비해 환각 효과가 약한 대신 최대 1시간 30분 정도의 긴 지속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병원의 공동원장인 B씨도 A씨에게 미다졸람을 처방한 의혹이 있어 경찰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마약류는 식약처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어 자가 처방이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는 수사 초기 단계라 밝힐 내용이 없다”며 “A씨가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이 치료 목적인지, 상습투약 목적으로 처방받은 것인지 등은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원장 B씨는 “오랜 기간 이어진 병원 내부 분쟁에서 파생한 의혹들로, 사실왜곡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다”며 “제가 처방한 것은 A씨가 실제로 허리디스크, 공황장애를 겪고 있어 치료 목적으로 한 것이고, 이에 대한 진료 기록도 있다. 경찰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5월까지 마약류 사범 3670명을 검거, 지난해 같은 기간 3033명보다 21% 증가했으며, 구속 인원은 909명으로 지난해 509명보다 78.6%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