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백신이 국내 코로나19 백신 물량 부족사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점검해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에 대해 22일 국내에서 러시아 백신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
국내에서 스푸트니크V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컨소시엄 2곳, 기업 11곳에 달한다. 이들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면 연간 생산량은 10억 도즈(1회 접종분)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엘라파는 올해초 RDIF 요청에 따라 이수앱지스(086890), 바이넥스(053030),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종근당바이오 등 7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스푸트니크V를 5억 도즈 추가 생산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RDIF는 지엘라파와의 3자 계약에 따라 컨소시엄에 속한 업체들에게 순차적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수앱지스는 이르면 4월말부터 이수앱지스 용인공장에서 시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휴메딕스가 한국코러스 컨소시엄에서 배제됐지만 원제 생산(DS)가 아닌 완제·충전(DP)을 맡은 만큼 생산물량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RDIF는 휴온스글로벌(084110)을 중심으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휴메딕스(200670), 보란파마 등과도 스푸트니크V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글로벌은 각 사의 역량을 동원해 월 1억 도즈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컨소시엄은 백신 생산에 대한 기술이전을 받아 오는 8월부터 시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에서 원제 생산을 담당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충북 오송 백신센터에서 해당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며 2000리터 배양규모 배치 생산이 가능하다.
|
백신의 심사·허가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러시아 백신에 대한 안전성 검토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스푸트니크V 관련 안전성 정보를 수집해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에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에서 혈전 발생 등 이상 반응과 관련한 정보 수집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도 이날 식약처로부터 관련 공문 접수 사실을 확인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심사 여부와는 관계 없이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정보와 이상 반응을 수집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보건당국이 백신 도입을 결정하고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해 세계 최초로 자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인간에서 유래한 아데노 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이용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다. 지난 2월 초 권위 있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에 백신의 예방 효과가 91% 이상이라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백신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스푸트니크V 사용을 승인한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아르헨티나, 알제리 등 전 세계 60여개국이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에서는 헝가리가 처음으로 러시아 백신을 자체 승인해 접종 중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달 초부터 심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