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심리적 트라우마 최대 1만명…초기 응급처지 중요"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 인터뷰
SNS 시신 사진 유포…유족에 고통 자제 필요
  • 등록 2022-10-30 오후 2:05:52

    수정 2022-10-30 오후 9:35:5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심리적 트라우마) 핵심대상자가 최소 1000명, 많으면 5000~1만명까지 늘 수 있다. 이들에게 심리적인 처치가 필요하다.”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3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에서 발생한 압사로 오전 10시 기준 151명 사망자가 발생한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서 사고 관련 실종자 접수를 마친 가족과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전날 오후 10시15분 이태원에서 수백명이 핼러윈 축제에 참가하려다 좁은 내리막길 골목에서 압사사고를 당해 현재까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백종우 학회장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이 1차적인 트라우마 피해자”라며 “현장에 있던 부상자와 목격자, 구조인력 등까지 포함하면 최대 1만명까지 트라우마 심리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이 받은 심리적 충격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백 회장은 “끊임없이 ‘왜?’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안전한 환경에서 같이 슬퍼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있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차원의 지원과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대 1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유가족·부상자·동행자 등에 대한 심리치료를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 내 ‘이태원 사고 심리지원팀’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 담당자가 유족의 정신건강을 체크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안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신건강 및 심리전문가, 관련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는 “초반에 굉장히 고통스럽지만 이런 건 정상반응”이라며 “이런 상태가 한 달을 넘어가면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로 진단한다. 초반에 특히 심리적 응급처치와 지속적 모니터링, 정확한 정보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8년 전에 발생한 ‘세월호 유족’들은 현재까지 심리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꾸준한 치료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 회장은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고인과 피해자의 2~3차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며 “현재 SNS 등에 현장 시신 사진이나 영상이 돌아다닌다. 이게 유족에게 굉장히 고통을 준다. 국민적 관심과 참여 자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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