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책’ 기틀 세운 故이어령, 영원히 잠들다

2일 문체부, 국립중앙도서관 영결식 엄수
황희 장관 "그 뜻과 유산 새겨 숨결 이어나갈 것"
  • 등록 2022-03-02 오전 11:00:00

    수정 2022-03-02 오전 11:01:03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대한민국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운 ‘시대의 지성’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영결식을 엄수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원 설립, 도서관 발전 정책 기반 마련 등을 통해 대한민국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운 고인을 기리고 예우하기 위해 장례를 5일간 문체부장으로 거행했다. 특히 문인으로서 평생을 집필에 몰두하고, 문화부 장관 재임 시 도서관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고인을 기려 지성의 상징인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영결식을 치렀다.

문화부 초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자대학교 명예석좌교수가 26일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9세.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호적상 1934년생)한 고인은 문화비평가, 언론인,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한국 대표 석학이자 우리 시대 최고 지성으로 불렸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이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문학평론)으로 활동했다. 사진은 2008년 8월 당시 인터뷰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이채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박정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김승수 국민의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송태호·신낙균·김성재·김종민·유인촌·정병국·박양우 전임 문체부 장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문화예술 공공기관장과 문화예술계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영결식은 고인의 영정 입장을 시작으로 묵념,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인 박정렬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의 약력보고, 장례위원회 위원장인 황희 문체부 장관의 조사,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과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의 추도사 순으로 치러졌다.

황희 장관은 조사를 통해 “고 이어령 장관님은 불모지였던 문화의 땅에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서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워 문화의 새 시대를 열어주셨다. 그 뜻과 유산을 가슴 깊이 새기고, 두레박과 부지깽이가 되어 이어령 장관의 숨결을 이어나가겠다”며 고인의 뜻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하고 추모했다.

이후에는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생전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에는 고인이 이룬 방대한 업적을 비롯해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라”와 같은 고인이 생전에 남긴 당부,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와 같은 고인이 별세하기 전 남긴 말을 담았다.

이어 헌화와 분향을 진행하고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설립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학생들의 추모공연으로 영결식을 마무리했다. 고인을 보내는 안타까움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첼로 앙상블로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e)의 ‘엘레지’(Elegie)를 연주하고, 국악 공연으로 고인의 명복을 비는 조창(弔唱) ‘이 땅의 흙을 빚어 문화의 도자기를 만드신 분이여’를 연주했다.

고인이 영결식장으로 이동하는 중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지날 때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설치된 ‘광화벽화’에 고인의 생전 영상과 추모 문구를 표출해 애도의 뜻을 더했다. 문체부는 혁신적인 문화행정가였던 고 이어령 전 장관을 기억하고, 문화행정에 대한 고인의 뜻과 열정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호적상 1934년생)한 고인은 1956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뒤 문인, 언론인, 문화행정가, 학자 등으로 활동하며 우리 시대 최고 지성이자 한국 대표 석학으로 자리매김했다. 노태우 정부 때 신설된 문화부 초대 장관(1990~1991)을 지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다. 2017년 암이 발견됐지만 항암 치료를 받는 대신 마지막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유해는 충남 천안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서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위폐와 영정이 2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을 떠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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