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볼 수 있는 한 영상이다. 이런 허세를 부리는 영상은 중국에서 차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같이 잘살자)’를 국정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불평등을 부각하는 이같은 콘텐츠와의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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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소비 조장하거나 불평등 부각하는 콘텐츠 ‘아웃’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이같은 사례를 전하면서 “중국에서 자신의 부를 자랑하는 것이 검열받을 수 있다”며 “과시나 부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관계자들은 영수증을 보여주거나 음식을 너무 많이 주문하는 것과 같은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터넷 감시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해외 웹사이트와 앱 등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데 그 단속이 당국이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개별 콘텐츠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미 이른바 ‘먹방’으로 불리는 폭식 콘텐츠의 방송을 지난 17일 금지했다. 방송사나 인터넷 영상 서비스 제공자는 폭음·폭식 등으로 음식을 낭비하는 콘텐츠를 제작·배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만약 방송사 등이 시정 요구에 불응하거나 낭비 양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과태료 부과, 방송 중단 등 제재를 가하고 책임자는 법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돈 잘버는’ 기업·개인, 공동부유 앞에서 알아서 처신해야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선언하면서부터 시작된 일련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중국 경제가 성장과 함께 심화된 불평등을 해소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당국이 부의 재분배와 평등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앞다퉈 기부행렬에 뛰어들었다. 지난 8월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선언한 바로 다음 날 텐센트는 500억위안(약 9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혔고, 알리바바는 이보다 더 큰 1000억위안(약 18조원)을 들여 ‘공동부유 10대 행동’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창사 이래 적자를 기록하다 올 2분기 겨우 흑자로 돌아선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도 농촌 지역 발전을 위해 100억위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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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왕훙(인터넷스타)’으로 꼽히는 ‘웨이야(본명 황웨이黃薇)는 지난 20일 탈세 혐의로 13억4100만 위안(약 2500억 원)의 벌금을 맞았다. 2018년 탈세 혐의로 8억8300만 위안(약 165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톱스타 판빙빙의 액수보다 훨씬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8개 지역의 세무당국은 지난 22일 연예인과 왕훙 등에게 “열흘 안에 탈세 등을 자진 신고하고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라. 올해 말까지 자진 신고하면 처벌이 면제되지만 내년에 당국에 적발되면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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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처럼 콘텐츠 규제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과시 콘텐츠와 일부 유명인에 편중된 부를 드러내는 것이 중국의 심각한 불평등 수준을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크레디트스위스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인의 1%가 중국 부의 31%를 소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자들이 사치스러운 지출로 돌아간 반면 일반 중국인들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균형을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이같은 규제가 중국의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근본적인 대책이 되진 못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장준 홍콩 시립대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비록 이런 콘텐츠들이 모두 사라진다 해도 실제로 부의 분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돈, 자동차, 핸드백, 보석 등의 사진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