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항공모함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항공모함 운용·확보에 따른 해양안보 위협 현실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국가전략 자산이다. 단순히 군함의 의미를 넘어 국력의 상징이자 국민에게 자긍심을 부여한다. 국가정책을 현시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효용성이 뛰어난 군사적 수단이다. 특히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해상 우세 확보와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고 해양주권을 보호하며 지상작전 지원과 상륙작전을 통해 연합·합동작전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전술적 유용성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원해 해상 교통로 보호와 국제해양 안보협력 등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한 전천후 다목적 군사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우리 군의 임무 영역을 비약적으로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항공모함에 대한 사실과 다른 오해와 반대 주장들이 만만치 않다.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은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예산 낭비성 사업이라는 것이다. 경항공모함 보유 비용은 30조~40조원에 이르는데, 안보 위협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전력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둘째, 떠다니는 고가의 표적이며 한물 간 무기체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의 항모 킬러 미사일(DF-17) 등으로부터 방어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항공모함 보다 이지스함이나 잠수함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항공모함은 능동위상배열레이더와 어뢰음향대항체계 등의 자체 방호능력을 보유한다. 또 호위전단이 제공하는 다양한 공격·억제 능력까지 추가돼 방어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미국과 프랑스 등 군사 선진국이 항모전단을 유지하거나 증강하고 있고,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역시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것은 항공모함이 결코 낡은 구시대적 무기체계가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다.
셋째, 좁은 해역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한반도 ‘불침항모론’을 제기하면서 항모 무용론을 펴는 주장도 있다. 불침항모론은 한반도를 절대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처럼 만들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한 항모 무용론은 무기체계 발전에 따라 원거리 반접근 및 지역거부 전략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항모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협소한 국토의 특성으로 해양을 수호하지 못하면 결정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과거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이끌었던 수군의 역할과 고려의 정지 제독이 주장한 “바다로부터 오는 적은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는 방왜해전론(防倭海戰論)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분명 항모는 고정된 지상 표적보다 생존성이 높기 때문에 안보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전략 자산이다.
경항공모함 보유는 결코 자군 이기주의와 정치적 고려가 낳은 안보 포퓰리즘의 산물이 아니다. 그 임무와 역할, 가치 등을 고려해 볼 때 해군만이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단순 전력이 아니며, 함재기 운용 등 합동성의 요체가 될 것이다. 또 현실주의적 측면에서 경항공모함의 보유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존망과 결부되는 생존의 문제다. 사실과 다른 오해와 반대 목소리는 미래 국익수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항공모함 도입이 ‘좌고우면’하지 말고 진행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