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지배력 높이기.. 이번엔 삼성SDS 활용(상보)

삼성SDS 물류부문 분할 고려.. 물산·전자 합병 검토후 결정
이 부회장, 삼성전자 직간접 지분확보 후계구도 포석 시각
  • 등록 2016-06-03 오전 11:23:00

    수정 2016-06-03 오전 11:23:00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018260) 분할·합병을 통한 계열사 사업재편으로 그룹 후계구도 완성에 승부수를 걸지 주목된다.

현재 자사주를 제외하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얼마만큼 획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지난해 삼성물산(028260)에 이어 올해는 삼성SDS를 활용해 포스트 이건희 시대 후계구도 구축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SDS 분할 후 합병설 .. 삼성 “확인해 줄수 없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삼성SDS의 물류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으로 합병하는 사업개편 방안 추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만간 삼성SDS의 글로벌 물류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부문 을 분리해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합병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일 정보지를 통해 삼성SDS 물류부문 분할과 이후 삼성물산으로의 합병설이 나돌았다. 시장에서는 삼성SDS의 연구개발 인력 800명이 지난 4월 우면동 캠퍼스로 입주하면서 삼성전자 편입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다음 주부터 삼성SDS가 있는 잠실 향군타워 동관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삼성SDS는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물류 및 컨설팅SI 등 일부 사업부문 분할합병 추진 검토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에 대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부문을 분할한 이후, 합병 등 추가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즉시 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조회공시 답변에서 “삼성SDS 물류부문 합병 추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삼성전자도 “삼성SDS 컨설팅SI부문 합병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삼성그룹은 “삼성SDS의 사업부문 분할을 고려하고 있으며, 분할회사에 대해서는 향후 검토 후에 다른 회사와 합병여부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S 오너가 지분율 높아.. 지배구조 핵심

그동안 삼성SDS에 대해 오너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인 만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삼성전자와의 합병설 역시 양사의 부인에도 끊임없이 재생산됐다.

특히 지난해 5월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전격 결정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을 높이기 위해 삼성SDS와 삼성전자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6월3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2015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 관련 루머가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수 계획은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초 이 부회장이 자본잠식 상태였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참여 자금조달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또다시 계열사 재편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SDS는 삼성전자(22.6%), 삼성물산(17.1%)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 번째로 많은 지분(9.20%)를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도 각각 3.9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 오너가 삼남매의 지분율 합계는 17%에 달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4.1%, 삼성SDS 17.1%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의 삼성SDS 보유지분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칠 경우 지주회사격인 통합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이 늘어날 수 있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합병 추진시 소액주주 반발 등 논란 가능성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이 추진될 경우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처럼 또다시 합병 비율이 논란이 될 여지는 남아있다.

실제로 올해초 이 부회장이 삼성SDS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한 이후 주가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7 판매호조 등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의 주식매수가격 산정에 대해 최근 법원에서는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 의도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부담이다. 삼성그룹이 삼성SDS의 분할을 통한 합병을 검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포스트 이건희 시대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하면서 후계구도 안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주도한 화학·방산부문 빅딜 이후 최근 추진 중인 계열사 사업재편은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은 그룹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을 프랑스 광고커뮤니케이션업체인 퍼블리시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광고물량 승계 등 세부조건이 맞지 않아 최근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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