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종 가운데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는 현 시점에서 환율 등락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23일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달러-원환율을 중심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기업들의 이익 민감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에는 삼성전자(005930)의 이익 영향이 가장 큰 반면 내년에는 하이닉스(000660)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066570)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점처졌다.
골드만삭스는 달러-원환율이 변할 때마다 이들 업체의 주요 제품가격과 그에 따른 이익에 대한 순수한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비트 그로스와 출하량, 미국 달러화 기준 평균판매가격 등 다른 변수들은 고정시켰다. 대신 제품 매출과 원재료 비용, 달러화표시 부채 등을 고려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달러-원환율을 1400원으로 상정했을 때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7800억원인 반면 환율이 1% 올라 1414원이 됐을 때에는 1조2480억원으로 60%나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순이익도 마찬가지로, 환율이 1% 상승할 때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19% 늘어나는 반면 LG전자는 10% 증가에 그치고 하이닉스는 오히려 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56억달러에 이르는 달러화 표시부채로 인해 환율 상승시 손실이 더 커졌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이익 민감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환율 변동과 연계된 매출 기반은 가장 넓은 가운데 이익규모가 크게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이론상 하이닉스의 환율 영향이 더 크지만, 하이닉스의 손실폭이 워낙 늘어나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 이익 전망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하이닉스의 외화부채 손실보다 영업상 이익이 더 커지면서 이익 민감도에서도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다시 앞지르게 되는 것.
물론 이같은 분석은 다른 변수들을 고정시킨 것인 만큼 회사들마다 전략적인 요인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휴대폰 보조금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전략적인 경영 판단이 변수인데,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100원 변동 때마다 3조5000억원이 변화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000억~3000억원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흔히 원화 절하로부터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가능한 한 시장점유율과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판매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쓰고 있다.
또 달러-원환율이 하락할 경우 이익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점진적으로 가가격에 이를 반영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도 변수일 수 있다.
▶ 관련기사 ◀
☞코스피, 또 1200선 시도…외국인·프로그램 합작
☞코스피 1200p `5번째 도전`.."이번엔 가능한 이유"
☞삼성 휴대폰, 불가리와 `옴니아`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