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79.47포인트나 빠지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같은 하락장을 보여주듯 이날 지수그래프도 120일선을 하회했다.
10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8.55포인트 하락한 1355.79로 장을 마쳤다. 장중 3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200일선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으나 장막판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잠시 주춤하면서 1350선을 회복했다.
전반적인 거래부진 속에 `팔자`주문은 이어졌으나 `사자`세가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매도물량이 조금만 터져도 지수가 미끄러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외국인은 602억원, 기관은 1535억원의 매도우위였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매도패턴을 나타냈다. 개인만이 꾸준하게 185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장을 떠받치기엔 부족했다.
여기에 8거래일 연속 프로그램 매도장세가 펼쳐지면서 급격한 지수 조정을 부채질했다. 이날 차익거래로 2794억원, 비차익거래로 1246억원의 순매도가 쏟아지면서 전체적으로 404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발생했다.
이같은 프로그램 매물은 장중 1포인트를 하회하는 베이시스가 계속되자 쉬지않고 쏟아져 나왔다. 기관과 외국인의 선물 매도공세 속에 코스피 200 지수선물 또한 전날보다 2.90포인트 하락한 175.45에 마감했다. 평균 베이시스는 0.5~0.8수준의 콘탱고 였다.
선물시장의 외국인은 548계약을 순매도했고, 기관역시 1120계약의 순매도였다. 개인만이 1322계약을 순매수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급구조의 불균형에 미국 등 글로벌증시의 둔화 가능성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옵션만기에 대한 부담감도 어느 정도 덜었지만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환율압박과 국제상품가격 급락 등의 압박에 매수세 유입이 더뎌지면서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다"면서 "최근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약세등이 우리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전업종에 걸쳐 하락장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 업종의 낙폭이 4.28%로 가장 큰 가운데, 통신(-2.85%), 바금속광물(-2.56%), 보험(-2.12%), 철강·금속(-1.89%), 음식료(-1.38%), 증권(-1.33%) 등도 급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선 삼성전자(005930)가 5000원 내리면서 58만1000원을 기록, 58만원대에서 간신히 턱걸이를 했다. 한때 57만원대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했다.
이밖에 한국전력(015760)과 포스코 등 시총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하락세였다. SK텔레콤, 현대차, KT 등도 하락장세를 비껴가지 못했다.
반면 4분기 실적 기대감이 작용한 하이닉스(000660)는 이날 하락장세 속에서도 0.95% 오르며 3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또 국민은행(060000)(0.0%)과 신한지주(+0.65%), 하나금융지주(+0.42%) 등 은행업 대표 종목들도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제 상승도 나흘 연속 하락에 따른 단순반등에 불과했을 뿐 지금은 하락 트렌드가 맞다"면서 "그동안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랠리를 펼쳐왔지만 기대감 이외에는 시장에 확신을 줄만한 호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예상외의 서프라이즈 실적 시현이 나오지 않는 한 현 추세를 되돌리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 주식시장이 단기 매도 클라이맥스(정점)로 보인다"며 "단기 기술적 지표는 바닥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주 후반 기업들의 4분기 실적발표는 주가가 안정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거래량은 2억1934만주였으며, 거래대금은 2조8125억원이었다. 상한가 종목 3개를 포함 오른 종목은 197개였으며, 하한가 1개를 포함 584개 종목이 내렸다. 보합은 67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