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연극제는 한국문화예술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그 업적을 공연으로 기리는 연극제다. 올해는 연출 부문에 강한근, 여무영을, 연기 부문에 장미자, 김재건을 선정했다. 슬로건 ‘플레이 어게인’(play again)에는 연극의 재미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유도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강한근 연출은 제주연극의 개척자이자 산증인으로 통한다. 1980년 제주 최초로 전문 극단 정낭극장을 창단, 현재까지 50년 동안 100여 작품을 선보였다. 제주언어, 제주민요, 제주무속, 제주풍물을 연극에 활용한 ‘제주의 극’을 만들어 독특한 문화유산인 제주의 전통문화를 지속 보전 발전시키고 있다. 풍자 해학 소설의 대표적인 고전 ‘배비장전’을 제주 문화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접목해 재탄생시킨 연극인 ‘제주 배비장전’을 11월 5~6일 양일간 공연한다.
배우 장미자는 1960년 데뷔 이래 다양한 장르에서 64년간 무대를 지켰다. 1970년대부터 여러 영화에도 출연했고 가족 드라마와 역사극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11월 15~18일 ‘춤추는 은빛 초상화’(티나 하우 작/김진만 연출)로 무대에 오른다. 뉴욕타임스가 ‘모든 것이 반짝이는 사랑스러운 연극’이라고 극찬한 작품으로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연극인생의 동반자 배우 박웅과 함께 감동적인 앙상블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제9회 늘푸른연극제는 올해 작고한 연극계의 거목 오현경, 임영웅을 ‘아카이빙 토크’와 ‘아카이빙 공연’으로 기리는 자리도 만든다. 연극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 누비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한 오현경을 후배 연극인들이 아카이빙 토크쇼 형식으로 회고하며,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고도를 기다리며’ 등 한국 연극의 새 지평을 연 임영웅의 작품세계를 공연 형식으로 아카이빙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