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 공신 초상화 '신숙주 초상' 국보 된다

국가유산청, 국보 지정 예고
''권상하 초상'' 등 4건은 보물로
  • 등록 2024-07-03 오전 10:24:02

    수정 2024-07-03 오전 10:24:02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은 현존하는 공신초상화(나라에 공로가 있는 신하를 책봉할 때 그려서 하사하는 그림 ) 중 가장 오래된 ‘신숙주 초상’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신숙주 초상. (사진=국가유산청)
‘신숙주 초상’은 조선 전기 정치와 학문에서 뚜렷한 자취를 남긴 신숙주(1417~1475)의 초상화다. 청주의 구봉영당(九峯影堂)에 봉안돼 전해오고 있는 작품으로 신숙주가 1455년(세조 1) 좌익공신이 됐을 때 그 포상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1977년 보물로 지정됐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신숙주 초상은 현재 가장 오래된 공신초상이자 조선 전기 공신초상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제작 당시의 원형을 비교적 충실하게 보전하고 있어서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다. 조선 전기 신숙주라는 인물을 묘사한 점에서도 역사적으로 높은 가치가 있다.

권상하 초상.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권상하 초상’, ‘유설경학대장’,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4건에 대해서는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권상하 초상’은 송시열(1607~1689) 학문의 정통 계승자로 평가되는 권상하(1641~1721)의 초상화로 의림지 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초상화법과 달리 부드러운 필선과 선염(渲染)에 의존하는 화법으로 안면의 볼록한 부분을 밝게 처리해 인물의 입체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유설경학대장’은 경학의 내용을 종목별로 기록한 유학서로 성균관대학교 존경각이 소장하고 있다. 조선 초기의 금속활자인 ‘경자자’(庚子字)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의 ‘소자’(小字)로 인출된 판본으로 의미가 크다.

유설경학대장. (사진=국가유산청)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수조각승 무염(無染)을 비롯해 정현(正玄), 해심(海心) 등의 조각승들이 1654년(조선 효종 5) 완성해 불갑사 명부전에 봉안한 것이다. 제작 당시의 완전한 형태 그대로 전해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조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둥글고 양감 있는 얼굴, 사실적인 인체 비례, 추켜세운 오른손 검지를 왼손으로 감싸 쥔 지권인의 양식 등 신라 9세기대의 시대 양식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얼굴 표정에 종교적 숭고미가 잘 표현돼 있어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되는 ‘신숙주 초상’과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권상하 초상’, ‘유설경학대장’ 등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국보·보물)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 (사진=국가유산청)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사진=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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