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탄핵안 강행에 "발목잡기 위한 장난감 취급…예산안 시급"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은 30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를 시도하겠다는 데 대해 “75년 의정사 초유의 폭거”라고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합의 처리를 전제로 했던 본회의를, 민주당이 자신의 당리당략적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로 변질시키려 한다”며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 없는 탄핵을 거대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를 위한 장난감처럼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기현 대표는 “정권이 교체된 이후 민주당은 각종 사법리스크로 촉발된 자당의 위기를 타개하고자 탄핵을 거론하더니 이젠 습관적으로 시도 때도 없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잘못 베껴 쓴 탄핵안에 소속 의원 전원이 서명해 제출한 것은 민주당 수준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또 하나의 헤프닝이 됐다”고 꼬집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오늘과 내일 본회의는 법정시한 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잡아둔 예비일정으로 예산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상 예산안 처리가 가능할 때까지 순연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국회의장과 짬짜미해 탄핵용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헌법과 의회민주주의 질서의 무게를 가볍게 무시하고 상습 탄핵 전문 정당으로 거듭난 민주당이 국회법에 따라 진작 폐기됐어야 마땅한 탄핵안을 다시 들고 와 국회 폭정을 시도한다”며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예산 정국에 폭정을 이어가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민주당이 이동관 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안을 다시 발의한 데 대해 “의사일정뿐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민주당은 탄핵안을 발의했다가 자동 폐기가 예상되자 본회의 동의 없이 철회했고 국회의장이 편파적으로 받아들였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상태로 탄핵안 재발의는 판결 결과가 나온 후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어 그는 “탄핵안은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도 없지만 내용적으로도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내에서조차 탄핵안이 통과돼도 실제 탄핵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가장 중요한 나라 살림인 내년 예산안도 합의하지 못한 채 무조건 (민주당이) 탄핵만 반복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삶은 어려운데 예산 합의는 뒷전이고 기승전탄핵으로 싸우기만 하는 모습, 청년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장 최고위원은 “어차피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국민의힘은 당할 수밖에 없는 소수여당”이라며 “적어도 내년 예산안 합의는 하고, 나라 살림부터 챙기고 탄핵을 하든 뭘 하든 하면 안되겠습니까”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