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집무실, 국방부·합참 이전 필요한데…내년 예산 반영 안돼

2023년 정부 예산안 '톺아보기'
당장 올해 국방부 청사 재배치 계획
"예산엔 안넣고 기존 예산 조정해 추진"
합참 청사 신축에 3000억원 넘게 들듯
"선행 연구와 사업타당성 거쳐 추후 반영 예정"
  • 등록 2022-08-30 오전 10:47:35

    수정 2022-08-30 오전 10:47:3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국방부 재배치와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 이전 계획이 올해 말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내년 예산안에는 관련 비용이 제외됐다. 국방부 재배치는 가용한 예산을 조정해서 진행하고, 합참 이전은 장기 추진 과제라는 것이다.

정부가 30일 공개한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국방부 재배치 계획과 합참 이전 사업 관련 예산은 없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합참 이전 관련 사업은 없다”면서 “이런 대형 시설사업은 준비기간이 필요한데, 선행연구와 사업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지 않아 설계비가 나올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통합 재배치 계획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올해 연말 추진하게 될 예정인데, 올해 가용한 예산을 조정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가 함께 입주해 있는 청사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가 아닌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하면서 국방부는 해당 건물을 내주고 영내 5개 건물로 분산 배치돼 있다. 국방부 직할부대들도 5개 건물로 나눠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용산공원 편입 예정인 옛 방위사업청(방사청) 건물까지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무 비효율에 따라 국방부는 올해 청사의 종합 재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재배치에는 시설공사비 90억3000만원, 이사용역비 8억7000만원, 정보통신공사비 67억9000만원 등 약 16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전한 국방부가 입주한 합참 청사는 남태령의 수도방위사령부(이하 수방사)로 옮긴다. 수방사 영내 가장 남쪽에 있는 문서고의 입구 쪽 가용 공간에 합참 청사가 신축될 예정이다. 신축 비용은 현 용산 합참 건물의 연면적 약 7만3331㎡와 지휘 통신 체계 규모를 고려해 약 2980억원이 될 전망이다.

이는 현 용산 청사을 구축할 때 보다 낮은 금액이다. 현 시설은 전자기파(EMP) 방호에 상당 금액이 투입됐는데, 남태령 신축 합참 청사에는 따로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시나 위기 때는 합참 인원들이 EMP 방호가 이미 적용돼 있는 바로 옆 문서고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단, 합참의장 공관을 새로 짓고 근무지원단 필수 시설도 별도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합참 신축 비용은 윤 대통령과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액수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당초 윤 대통령측은 집무실 이전 비용이 496억원 수준이라고 했지만, 이후 인수위는 합참 이전 비용이 120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 추산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이 3월 21일 합참 이전에 12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했지만 그 2배 이상이 투입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1200억 원보다는 더 (비용이) 들어간다”고 답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수위 때 발표했던 수치가 거짓말이라기보다, 당시 판단을 급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오류 사실을 시인했다.

남태령 합참 청사가 완공되는 시점은 윤 대통령 임기 내인 2026년으로 예상된다. 올해 선행 연구와 사업 타당성 조사, 예산 편성, 도시 관리 계획 변경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기본 설계, 내후년부터는 실시 설계와 시공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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