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 지역의 주택 구매 심리가 3분기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울시민들은 내년 경제 이슈로 생활물가, 청년실업·고용문제, 주택대출·가계 빚 증가를 뽑았다.
27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4·4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2022년 주요 경제 이슈’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전 분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56.7을 기록했다. 주택 구입태도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1·4분기 53.8을 기록한 이후 3분기 만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꺽인 가운데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로 집을 매수하겠다는 심리도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 가구소득별 ‘주택 구입태도지수’를 살펴보면 2400만원 미만 가구가 전 분기 대비 7.4포인트 내려 가장 크게 하락했고, 그 다음은 연 가구소득 3600~4800만원 미만(-5.4포인트)과 2400~3600만원 미만(- 4.1포인트)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주택구입태도지수는 30대 이하 연령대가 2.9포인트 내려 가장 크게 감소했고 40대도 2.5포인트 하락했으며 나머지 연령대는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0월 기준 서울의 주택종합 매매가격 지수는 102.7로 지난 2020년 5월부터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태도지수는 4·4분기 기준 95.3으로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2·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상승한 것이다. 코로나19 극복과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기준치(100)에 근접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제전망이나 소비지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 출몰과 5차 대유행 가능성, 각종 경제 불안요소 등이 산재해 기준치(100) 도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서울연구원은 예상했다.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이 뽑은 내년 경제 이슈는 생활물가(19.2%)였다. 이는 연구원이 서울지역 표본 1200가구(응답 12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뒤를 이어 ‘청년실업 및 고용문제’(17.3%), ‘주택대출 및 가계 빚 증가’(9.8%), ‘한국 대선 결과’(8.3%), ‘소득 양극화’(6.1%), ‘소비심리 및 내수경기’(5.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각 경제 이슈가 내년에 얼마나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라는 질문에 서울시민은 모든 경제 이슈 개선 전망 점수를 기준치(100)보다 낮게 줬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92.4점, ‘소상공인 문제’ 87.3점, ‘주식시장’ 86.8점, ‘청년실업 및 고용’ 85.1점, ‘가계소득’ 83.6점, ‘소비심리 및 내수경기’ 83.5점 등을 기록했다.
서울연구원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 시민들은 경제 이슈 모두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