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울고 웃은 실향민…우원식 "큰 길로 만들어가자"

김성식 "85세 어머니께 더이상 실망 드리는 일 없었으면"
  • 등록 2018-04-29 오후 4:38:21

    수정 2018-04-29 오후 4:38:21

[고양=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팀 노진환 기자]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11년만에 마주 앉은 남북 정상 덕에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도 모처럼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등 실향민 출신 정치인들은 남다른 감회를 풀어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은 위원장과 시원하게 한잔했다”며 “남과북이 하나되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적었다.

그는 “‘저의 아버지 고향은 황해도이고, 그곳에 저의 누님 두분이 계시다. 저의 어머니는 102세인데 누님들을 보고자 기다리고 계신다. 저의 아내도 함경도 단천인데, 이산가족의 아픔이 있다’고 말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가 “‘오늘의 이 만남과 선언에 대해 너무 감격스럽다. 그렇기에 절대로 후퇴하지 말고 큰 길로 만들어가야 합니다!’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힘껏 함께 노력하자’고 대답하면서 문배주를 원샷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조용필과 윤도현, 그리고 현송월과 북한 가수들의 어우러지는 노래와 하나하나, 사연이 있는 음식을 먹으며 남과북이 하나되는 기쁨을 맛봤다고 전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상회담 당일 늦은 오후 “85세의 어머니에게 더이상 실망을 드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휴전 68년의 세월을 정당화하거나 변명할 수 있는 정치세력은 없다. 정말 너무 늦었다”고 했다.

김 의원의 어머니 고향은 평안남도 진남포(지금의 남포) 지산리로 27일 아침 어머니께선 “이제는 고향가도 알아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야. 전쟁의 난리통을 잠시 피하자고 피난왔는데 70년 가까이 이럴 줄은 몰랐지. 휴전이 너무 길었어. 지금 너무 늦었어”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TV에 두 정상이 파란색 다리에서 격의없이 앉아서 대화하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다. 좋은 날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식 의원은 “이 살얼음판 속에서 평창 올림픽을 매개로 극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것 자체로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안보팀은 크게 평가받을 만하다”며 “냉정하게 짚어가야 할 일은 산적해있지만, 나는 오늘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응원하고 싶다”고 소회를 드러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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