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빌딩 가격 급등세는 서울에 새 대형 건물 공급이 이뤄지는 오는 2012~2013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형빌딩 가격 3~4년에 2배 =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변에 위치한 한솔빌딩은 최근 4300억원에 매각가격이 결정됐다.
이 빌딩은 푸르덴셜그룹의 아시아 부동산투자 전문회사 프라메리카(옛 GRA)가 보유했던 것으로 지난 달 경쟁입찰 결과 최고가를 써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은 최종 실사 후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이 빌딩은 높이 24층, 연면적 6만3000여㎡(1만9090여평) 규모로 1998년 준공됐다. 프라메리카는 지난 2003년 한솔개발로부터 이 빌딩을 1800억원에 매입, 5년6개월여 만에 25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수익률은 138.9%에 이른다.
당시 이 빌딩은 맥쿼리프로퍼티어드바이저스가 운용하는 CR(기업 구조조정)리츠가 1580억여원에 매입했다. 이 리츠는 올해말 청산될 예정이어서 현재 빌딩에 대한 매각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오피스시장 최대 매물로 꼽히는 이 건물은 높이 23층, 연면적 7만2600㎡(2만2000여평) 규모. 현재 매각가격이 4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어 리츠의 투자수익률은 15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빌딩도 1년4개월여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이 빌딩은 작년 3월 도이치방크 계열 DBREI가 1120억원에 사들였다. 보유기간은 짧지만 최근 여의도 지역 사무실 부족현상과 치열한 매수 경쟁을 감안하면 이번 매각가격은 1700억~1800억원까지 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무실 부족 → 매수경쟁 `과열` = 전문가들은 주택과 달리 오피스 건물의 가격은 대체로 3가지 방법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간 임대수익에 대한 운영수익률 ▲비슷한 입지에 동일한 규모의 새 건물을 지을 때 들어가는 비용 ▲주변 매각사례와 비교한 단위면적당 가격 등이 고려사항이다.
실제로 여의도 대우증권 빌딩 매각에는 1차에서 10여개사가 참여해 추려진 5개사가 다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고, 한솔빌딩 경우도 국민연금 등 5~6곳의 투자자들이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빌딩 매수세가 불붙으며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회사 저스트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 및 분당지역의 오피스 리테일 건물 거래건수는 총 12건, 거래면적은 34만9356㎡로 예년에 비해 소유권 이전이 활발했다.
이주용 저스트알 PM사업부 차장은 "외국계 투자사에 국내 리츠 그리고 사옥을 매입하려는 기업들까지 빌딩 매수에 가세하고 있어 가격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1년째 공실률이 1%대에 머무는 등 빈 사무실이 거의 없기 때문에 빌딩 가격 급등세는 향후 4~5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