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비혼모’ 된 사유리…전문가 “OECD 국가 대부분 가능”

박남철 한국공공정자은행 이사장 18일 뉴스쇼 인터뷰
“여성 스스로 선택하도록 법적·의학적 도움줘야”
  • 등록 2020-11-18 오전 10:09:00

    수정 2020-11-18 오전 10:11:2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것과 관련, 박남철 한국공공정자은행 이사장(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이 국내에서도 ‘비혼 출산 합법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박 이사장은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혼 여성이 스스로 선택해 출산의 기회를 가지고자 하는데 법적으로 또는 의학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유리 씨 경우를 보고, 우리나라에도 이 부분(비혼모 출산)에 대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며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는 이런 경험들이 30년간 있다. OECD 국가 대부분이 비혼 여성에서 비배우자 인공수정으로 출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박 이사장은 “여러 부작용을 침소봉대해서 보는 측면이 있다”며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허용한 선진국에서 사회적 부작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에서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허용하는 이유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선택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지 국가나 사회가 일방적으로 강요할 부분은 아니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그래서 국가는 비혼 독신여성이나 난임 부부에게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위한 양질의 정자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비배우자 인공수정을 통해 아기를 낳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임신과 출산의 조건이 잘 갖춰진 사람들이다”라며 “(출산 후 버려지는 아이들이) 정상적인 부부는 4% 정도 비율인데, 비배우자 인공수정에서는 1% 정도밖에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자 기증과 관련해 “(기증 남성이) 유전질환, 감염 질환 등이 없어야 한다”며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정자 기증을 절대 해서는 안 되기에 20만 원 이내의 최소 경비를 제공하고 있고, 낳을 수 있는 아기는 5명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6일 KBS1 ‘뉴스 9’에 출연해 아들 출산 사실을 밝힌 사유리. (사진=KBS1 ‘뉴스 9’ 방송 화면 캡처)
앞서 사유리는 지난 16일 KBS1 ‘뉴스 9’에서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는 사실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산부인과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고, 지금 당장 시험관 (시술을)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면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고 비혼 상태에서 임신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며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받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유리는 임신과 출산 사실을 알리기로 한 것에 대해 “거짓말하는 엄마가 아닌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행복하다”며 “(아이가) 커가면서 본인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알게 될 텐데 많이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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