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미묘한 시기' 방미…바이든 측 접촉 관심

폼페이오 국무장관 초청, 8~11일 워싱턴 방문
바이든 신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 접촉 추진
강경화 "민감한 시기지만 한미는 늘 소통"
野 "방미 부적절…줄타기 외교 말고 돌아와라"
  • 등록 2020-11-08 오후 4:19:24

    수정 2020-11-08 오후 9:30:5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한미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출국한 가운데 이번 방미 기간 중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와 접촉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11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미국 대선 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초청에 따른 것이다. 강 장관은 이날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정세와 한미 현안 등에 있어 장관 선에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해, 시기를 조율 중이었고 마침 9일로 조율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 장관은 정권 교체가 예정된 상황에서의 방미에 대해 “민감한 시기이긴 하지만 한미는 시기와 상황에 관계 없이 늘 소통한다”면서 “이번에 의회쪽이나 학계 쪽 인사들을 만나 한미관계를 굳건히 다지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유익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 측과의 접촉 계획에 대해서는 “일정 자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는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

미국 출장길에 오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과 전략자문회사인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를 설립한 미셸 플로노이 등과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바이든 행정부 출범시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방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이 외에도 국무장관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과의 접촉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바이든 진영 및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해 왔다”며 “우리는 그간 구축해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묘한 시기에 강 장관이 섣부르게 출장 길에 오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는데 현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현 정부 국무장관을 만난다면 정권을 이양 받는 측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제조차 명확치 않다. 새 정부의 장관과 동아태차관보 등 한국 라인이 형성되려면 6개월은 걸린다”면서 “강 장관은 전란 통에 양 쪽 장수들을 모두 만나는 위험한 줄타기 외교를 하지 말고 돌아와서 중심을 잡고 할 일을 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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