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홍남기 교체 가능성…차기 경제수장은 누구?

부총리 사표 반려됐지만 후보군 8명 하마평
장수장관·靑 경제팀 연말 동시 교체 가능성
코로나 상황 고려해 안정적 경제관료 물망
갤럽 “경제팀 개각, 文 지지율에 영향줄 것”
  • 등록 2020-11-04 오전 10:10:53

    수정 2020-11-04 오전 10:10:53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사표를 반려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세종관가에서는 연말 개각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1년여 남은 문재인 정부의 마무리 투수로 누가 등판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경제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 자리를 놓고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아다닐 정도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국무회의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논란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책임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약 후임자가 지명되면 청문회를 걸쳐 제 후임으로 오는 물러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제공
차기 부총리 후보군, EPB·재무부 출신 8명

4일 관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60·행시 29회) 후임으로 고형권(56·행시 30회)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대표부 대사, 구윤철 국무조정실장(55·행시 32회), 김용범 기재부 1차관(58·행시 30회),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58·행시 30회),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55·행시 32회), 은성수(59·행시 27회) 금융위원장,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58·행시 28회),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63·행시 25회) 등이 거론된다.

고형권 대사, 구윤철 실장, 노형욱 전 실장은 김동연 전 부총리와 홍 부총리처럼 EPB(경제기획원) 출신이다. 구 실장과 노 전 실장이 이들 전·현직 부총리처럼 국무조정실장을 맡은 동안 고 대사는 OECD 등 해외로 보폭을 넓혔다. 김용범 차관은 재무부, 이호승 수석은 재정경제원 출신이다. 김 차관과 이 수석은 손꼽히는 ‘거시경제통’이어서 올해 코로나19 경제위기 때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은성수 위원장,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홍 부총리보다도 행시 기수가 높다. 이들 모두 재무부 출신으로 금융 전문가다. 은 위원장과 최 전 위원장은 재무부 국제금융국, 기재부 국제금융 부서, 수출입은행장 등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방 은행장은 재무부, 국세청, 기획예산처, 기재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다양한 보직을 맡아 활약했다.

경제부총리 자리는 청와대 인사와도 맞물릴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앞서 청와대는 국감 직후인 2018년 11월9일 ‘김&장(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교체하면서 홍 부총리를 지명했다.

장수장관·靑 경제팀도 연말 교체 가능성

만약 홍 부총리가 유임되면 김현미·김상조 등 경제팀 전원이 교체 없이 갈 전망이다. 연말에 홍 부총리가 교체되면 당·정·청 경제팀도 바뀔 수 있어 개각 폭이 커질 전망이다. 2018년 12월11일 취임한 홍 부총리는 윤증현 전 장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오래 재임한 기재부 장관으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현재 재임 기간이 1년6개월 넘은 국무위원은 총 12명에 달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각 3년4개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3년3개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각 2년1개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1년11개월), 홍 부총리(1년10개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박양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각 1년7개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각 1년6개월) 순으로 재임 기간이 길다.

장덕현 한국갤럽 연구위원은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관련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나온 것은 부동산 정책, 경제·민생, 인사 문제 때문”이라며 “앞으로 경제부처 등에서 누가 후보자로 임명돼 청문회에 오를지도 여론 추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위원을 역임한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깜짝 발탁하기보다는 관료 출신으로 함께 일했던 인사가 경제부총리로서 일하게 될 것”이라며 “누가 되든지 코로나19 경기 대응, 한국판뉴딜 업그레이드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차기정부로의 교두보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부총리 유임이든 교체든 경제정책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며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고용 구조개혁, 적극적인 규제 혁신, 실효성 있는 재정준칙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름은 가나다순. [자료=각 부처]
이름은 가나다순. [자료=각 부처]
취임일은 취임식 기준. [자료=각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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