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의 경고‥“美·中 모두 루저, 530조 날릴 판"(종합)

IMF "미중 무역갈등으로 저세계 GDP 0.5% 타격"
"성장과 일자리 악영향..저소득 가구에 충격 우려"
美베이지북 "무역갈등으로 美제조업 위축 가능" 지적
  • 등록 2019-06-06 오후 7:47:11

    수정 2019-06-06 오후 7:47:11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이준기 뉴욕특파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5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중간의) 무역갈등으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세계경제가 모두 루저( loser, 패자)”라며 “자해적인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갈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무역 긴장을 해결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보호무역 조치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뿐 아니라 (제품가격 인상으로) 저소득 가구들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최근에 부과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어떤 형태이든 추가적인 장벽을 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IMF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내년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4500억달러(약 530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계 GDP의 0.5%가 허공에 사라진다는 뜻이다. 케네스 강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무역쪽에서 타격을 입으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연준은 경제동향보고서에 베이직을 통해 “많은 기업이 대중(對中) 관세가 증가할 경우 중국 내 제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곧 중국 제조업체들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마찰에 따른 공급망 우려로 미국 내 곳곳에서 생산·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경기지표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3일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1로, 2016년 10월 이후 최저다.

IHS마킷이 집계하는 제조업 PMI도 50.5로, 2009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만큼, ‘확장’ 국면에 겨우 턱걸이한 수준이다.

견고했던 ‘고용’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날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부문 고용은 2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2010년 3월(11만3000명 감소) 이후 9년여 만에 최저치다.

이렇다 보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효과도 사그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연구팀은 관세영향으로 내년 중산층 1인당 감세효과가 종전 예측치인 471달러에서 159달러로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 효과가 무역전쟁으로 대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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