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만 되면 ‘쿡쿡’ 쑤시는 어깨, 단순 근육통 아냐

  • 등록 2016-07-15 오전 10:39:26

    수정 2016-07-15 오전 10:39:2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유모 씨(43)는 5년 전부터 주말에 동호회에 참석해 배드민턴을 즐겼다. 스포츠마니아 답게 배드민턴은 물론 골프와 야구 모임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어깨통증이 심해진 데다 얼마 전엔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 증상까지 겪으면서 운동을 쉴 수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통증에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은 결과 회전근개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중·노년층이 느끼는 관절통증은 조금 특별하다. 단순한 근육통보다는 퇴행성질환으로 인한 관절손상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여러 신체 부위 중 어깨는 운동범위가 넓고 일상생활에서 사용량이 많아 각종 퇴행성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어깨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회전근개파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석회성힘줄염, 어깨충돌증후군, 어깨탈구 등이 대표적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통증 원인의 70~80%를 차지할 만큼 발병률이 높다. 회전근개는 어깨 바깥쪽에 만져지는 두터운 근육인 삼각근 안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부위가 파열되면 초기에는 팔을 위로 들기가 어렵고 통증이 심해졌다가 점차 완화된다. 팔을 올릴 때 아프고, 팔을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오십견은 어깨가 얼어버리는 것처럼 딱딱하게 굳는다는 의미로 ‘동결견’으로도 불린다. 어깨를 이루는 관절낭과 주변 연부조직이 굳어지면서 어깨운동 범위가 제한되고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밤에 증상이 악화돼 통증 탓에 잠에서 깨거나 옷깃만 스쳐도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이처럼 어깨질환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만 아직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파스나 찜질로 치료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성창훈 강남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어깨통증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내 염증이 악화돼 더 아프고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어진다”며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감는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일상적인 움직임이 어려워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어깨관절 질환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통증을 줄이고 운동범위가 제한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진단엔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검사 등을 활용한다. 최근엔 위내시경처럼 어깨관절에도 내시경을 삽입해 병변을 정확히 확인하고 동시에 치료하는 방법이 도입됐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치료(ESWT) 등 보존적 치료와 어깨관절 스트레칭을 병행한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어깨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고강도 충격을 가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켜 증상을 개선한다.

치료와 함께 어깨스트레칭과 근력강화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컴퓨터 사용량이 많은 사무직 종사자는 틈틈이 어깨를 스트레칭해 경직된 어깨관절을 풀어준다. 성 원장은 “두 손을 깍지 끼고 머리 위로 올려 기지개 펴는 운동, 어깨를 들었다 내리는 운동, 어깨를 앞 뒤로 밀면서 돌리는 운동 등은 어깨관절 건강에 도움된다”며 “자기 전 따뜻한 수건으로 어깨를 찜질하는 것도 어깨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성창훈 원장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환자의 어깨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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