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버핏은 현지시각으로 지난달 27일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실적 보고서와 함께 서신을 공개한 후 1일에는 CNBC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경기 상황에 대한 전망이 주된 내용이었지만 후계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질문도 다양하게 쏟아졌다.
◇ 올해 경제 낙관..회복속도는 매우 더딜 것
버핏은 3시간이 넘게 진행된 CNBC의 `워렌에게 물어봐`를 통해 올해 경기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진주만 공습(금융위기)이 지나갔고 회복의 길로 가고 있다"고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평가했다.
하지만 회복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버핏은 "금융위기 파급효과는 매우 컸고 80개의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 중에서도 여전히 부진한 사업도 있지만 경기는 `매우 매우` 느리게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 경기와 관련해서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핏은 "수년간 주택 경기는 매우 안 좋았지만 향후 1년 내 주택시장의 80%는 수급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주택 가격이 단기급등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가격이 더 이상 밀리지 않고 개선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주식·채권 등 매력도는 작년보다 떨어져
최근 주식과 채권은 많이 오른만큼 매력도는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주식에 대한 나의 열정은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에 정확히 비례한다"면서 "주식과 채권은 작년보다 많이 올랐기 때문에 1년 전보다 덜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화폐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달러화를 다른 통화로 바꿔야 한다면 어떤 것으로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아마도 스위스 프랑"이라고 답했다.
이어 "통화는 정부의 관점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정책 방향이 관건"이라면서 "유로존 국가나 미국 등 재정적자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 가치는 우려스럽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외국통화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누가 버핏의 뒤를 이을지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말을 아꼈다. 버핏의 나이가 79세인데다 부회장 찰리 멍거의 나이가 86세인만큼 후계자를 공개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컸지만 미리 공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단 혼란없이 한 명이 계승할 것이라고 밝혀 어느 정도 구체화됐음을 시사했다.
버크셔는 "현재 3명의 후보가 있다"면서 "오늘밤 내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내일 아침에는 누가 후계자가 될지 임원들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 우리가 인수한 회사들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매니저들이 보이고 있다"면서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했던 것과 같이 자신만의 색깔을 입힐 수 있는 후계자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나이`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그럴리 없겠지만 만약 내가 100살에 넘겨 주게 된다면 너무 나이가 많은 후보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누군가 이어받아 5년만 이어받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후보에서 제외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 후보군은 그런 이유로 제외되지 않았고 이들은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