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쓰리` 비용절감 사생결단

GM·포드 대규모 구조조정..5년래 파산가능성도
크라이슬러, 伊 피아트에 공장·판매망 공유 제의
  • 등록 2008-07-31 오후 2:10:51

    수정 2008-07-31 오후 2:10:51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시작됐나?

미국 자동차업계가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다. 판매부진은 메이커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끝도 모를 미국의 신용위기는 신음하는 미국 메이커들을 더욱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미국의 `빅쓰리` 조차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의 품질, 서비스 등 메이커로서의 경쟁력은 아시아 메이커에게 뒤쳐진지 오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美 메이커들은 유일한 대응책인 비용절감에 `사생결단`식으로 나서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16일 발표한 비용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11월까지 5000명을 감원키로 했다.

GM은 최근 100억달러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매각 등으로 50억 달러 가량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총 150억 달러의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직원 20%를 구조조정하고 연금과 복지비용을 삭감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GM측은 내심 해고보다 직원들이 조기퇴직을 선택해 주길 바란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회사측은 조기퇴직자에게 현금과 연금을 보장해 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1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9일엔 고유가로 판매에 된서리를 맞고있는 SUV과 트럭의 생산량을 추가로 11만7000여대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조치로 트럭 등의 연간 생산량은 이전보다 30만대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UV와 트럭은 GM을 비록한 미국 자동차업체의 주력 제품이다. 


포드도 미국지역 생산인력의 15%를 줄이고, 소형차 생산을 위해 공장 설비를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드는 지난 2년 동안 150억 달러 정도 손실을 봤으며, 2009년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포기했다. 회사측은 이미 애스턴 마틴과 재규어 그리고 랜드로버를 매각했으며, 미국내 16개 공장을 닫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GM과 포드의 파산 가능성마저 제기된 상태다. 뉴욕대학 스턴 경영대학원의 에드워드 알트만 교수는 지난 22일 GM과 포드가 5년 내 파산할 가능성이 46%에 달한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그는 "GM과 포드 등은 매우 심각한 상태이고, 시장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파산 모델은 그들이 파산 직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빅쓰리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도 비용을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심지어 유럽 메이커인 피아트에게 북미지역 유휴공장을 리스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유휴설비를 놀리느니 임대비용이라도 뽑겠다는 얘기다.

크라이슬러는 한발 더 나아가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의 북미지역 판매망을 이용하려 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피아트를 끌어들여서라도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크라이슬러의 절박감을 느끼게 한다.

미시간대학 비지니스 스쿨의 게리 마이어스 교수는 "크라이슬러는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으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크라이슬러는 9월1일까지 1000명을 감원키로 했으며, 국제적인 신용 평가사인 피치는 크라이슬러의 신용등급을 `B-`에서 정크본드 수준인 `CCC`로 하향하기도 했다.

최근 자금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그간 판매촉진에 기여했던 리스 사업마저 축소하고 있어 이들 업체들의 판매고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디트로이트의 몰락이 시작됐는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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