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도쿄모터쇼에서 페라리는 컨셉카 GG50(두번째 사진)를 선보였다. 기존의 페라리 스타일과는 좀 달라 보이는 이 컨셉카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쥬지아로가 자신의 디자인 인생 50주년을 기념해 디자인한 자동차다.
디자인 회사인 이탈디자인의 창립자인 쥬지아로는 이탈리아 자동차의 현대화에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 받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17세에 피아트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시작해 25세때인 1963년 알파 로메오의 테스투도를 첫작품으로 내놓은 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를 위해 다양한 자동차를 디자인했다.
1974년에는 폭스바겐의 골프를 디자인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1980년에는 피아트와 판다와 우노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우리나라와는 현대 포니와 대우 마티지를 디자인하는 인연을 갖기도 했던 인물이다.
쥬지아로의 최신작인 GG50 컨셉카가 양산 모델로 세상이 되려면 앞으로 몇년을 더 기다려야 할 지 알 수 없다.
GG50의 유려한 디자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모델이 페라리의 계열사인 알파 로메오가 최근 시판을 시작한 스포츠 쿠페 `브레라`다. 역시 쥬지아로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브레라는 200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컨셉카로 처음 세상을 모습을 드러낸 뒤 3년 만에야 양산이 시작됐다.
처음 컨셉카로 발표됐을 당시부터 큰 호평을 받았던 브레라의 디자인은 알파 로메오의 특징인 스포티함과 우아함으로 압축된다. 알파로메오 특유의 역삼각형 프론트 그릴과 일렬로 배치된 3개의 헤드램프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지붕 전체를 유리로 제작해 전체 라인이 끊김없이 매끈하게 이어지게 함으로써 간결하면서도 입체감이 있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옆에서 보면 본넷을 길게 디자인하고 뒤쪽은 해치백 스타일로 짧게 처리해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살렸다.
브레라라는 이름은 밀라노 인근의 마을에서 따왔다. 원래 디자인은 쥬지아로의 작품이지만, 아이로니컬 하게도 양산차 설계는 경쟁업체인 피닌파라나가 했다.
컨셉카를 양산모델로 바꾸기 위해서 디자인에 일부 변화가 있었다. 디자인 비율이 약간 바뀌었고, 컨셉카에 달려 있던 걸윙도어는 일반적인 여닫이식 도어로 대체됐다. 내년 여름에는 컨버터블 버전도 등장할 예정이고, 유리 지붕대신 철재지붕을 씌워 가격을 더 낮춘 모델도 곧 나올 계획이라고 한다.
휘발유 엔진 차량은 최고출력 185마력의 2.2리터 모델과 260마력의 힘을 자랑하는 3.2리터 모델이 있다. 디젤 차량은 피아트와 알파 로메오의 2.4리터 터보디젤 엔진을 장착해 200마력의 힘을 낸다.
휘발유 엔진은 모기업인 피아트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GM의 엔진블록을 가져다 쓰지만 알파로메오가 개발한 실린더 헤드와 가변 캠 타이밍 기술을 적용해 완성했다. 3.2리터 모델을 기준으로 최고시속 250킬로미터의 성능을 발휘한다.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으로 장착되지만 2.2 버전에는 클러치 단속과 변속을 자동으로 해주는 반자동변속기인 시퀀셜 트랜스 미션이 실리고, 다른 모델에는 5단 완전자동변속기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주행성능면에서는 알파 Q4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을 일부 버전에 장책해 주행의 안락감을 향상시켰다. 또 전자 제어시스템으로 브레이크와 주행중 접지력을 향상시켜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3.2 모델에 한해 4륜 구동 방식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경영난으로 북미시장에서 철수를 해야 했던 알파로메오는 브레라와 159 등을 앞세워 다시 북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그 결과가 아떻게 나타날지도 자못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