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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리 부장을 만나 “미국과 중국은 오해를 없애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대결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는 미·중이 서로 상대방을 적으로 대하는 대가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왔다”며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은 양국 국민에게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나는 중국의 친구로 여기에 왔다”며 미국 정부와는 무관하게 민간인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음을 확인했다.
리 부장은 “미국인 일부는 중국과 중간에서 만나려 하지 않아 미·중 관계가 수교 이래 최저점에 머물고 있다”며 “(양국) 상생 협력의 역사가 왜곡되고 우호적인 소통의 분위기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고, 양국 군대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 외교가의 원로인 키신저 전 장관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리 부장과 만난 것이 양국의 군사 소통 채널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은 리 부장이 2018년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방공 장비를 취득하는 데 기여했다면서 제재를 부과했다. 중국은 군사 채널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리 부장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리처드 닉슨·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활약했던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미·중 수교를 이끌어내 ‘데탕트’(긴장 완화) 시대를 연 핵심 인물로 꼽힌다. 중국에선 지중파인 그를 ‘중국 인민의 오랜 벗’이라고 높게 평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