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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국 상위 8개 미디어 그룹의 사업보고서를 자체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은 내년 새로운 영화 및 TV 프로그램에 최소 1150억달러(약 136조 1600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역시 디즈니가 내년 새로운 영화 및 TV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올해보다 35~40% 가량 늘려 23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스포츠 중계권에 대한 지출까지 포함하면 3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올해 콘텐츠에 지출한 금액보다 32%, 2020년 대비로는 65% 증가한 규모다.
모건스탠리는 또 넷플릭스의 경우 올해보다 25% 증가한 170억달러 이상을 신규 콘텐츠 투자에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2020년에 지출한 108억달러와 비교하면 57% 증가한 금액이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대박’ 등에 힘입어 2022년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잉여 현금흐름 역시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외에도 비아콤CBS, 애플, 폭스 등이 내년 수십억달러를 신규 콘텐츠 제작에 투입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OTT 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지난 2년 동안 많은 고객들을 유치했다. 재택근무, 봉쇄조치에 따른 극장 폐쇄 등으로 집에 오랜 시간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아마존이 헐리우드 영화제작사 MGM을 사들이고, 미국 통신·미디어 그룹 AT&T가 디스커버리 채널을 인수하며 OTT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신규 사업자 증가 및 이에 따른 경쟁 심화도 OTT 업체들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게 된 원인이다.
시장분석업체 모펫네이던슨의 마이클 네이던슨 미디어 분석가는 “돌이킬 수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프리미엄 콘텐츠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콘텐츠 제작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 역시 OTT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게 된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다양한 콘텐츠들의 제작이 지연됐다. 이는 OTT 업계 전반을 괴롭힌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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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대박을 지켜 본 OTT 업체들은 한국어 콘텐츠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TV프로그램으로 등극한 이후 애플, 디즈니 등 최근 한국에서 OTT 서비스를 시작한 경쟁업체들도 한국어 콘텐츠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최근 수주일 넷플릭스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비 영어 TV 드라마 6개 가운데 4개가 한국 작품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이어 로맨틱코미디부터 좀비, 사극 등에 이르기까지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 제작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 등도 매력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10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작할 콘텐츠 28개를 공개했다. 이 중 7개가 한국에서 제작된다. AT&T의 HBO맥스 역시 한국에서 직원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월트디즈니 아태지역 담당 사장인 루크 강은 “우리는 한국 같은 시장은 조만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글로벌 콘텐츠 파워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