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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과거에 대해 사죄하지 않는 아베 일본 총리를 규탄하는 목소리로 하나가 됐다.
태풍 크로사 덮친 광복절…그래도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
15일 광복절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시민들은 오전부터 우산을 들고, 우비를 입고 광장을 찾았다.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왜곡 아베규탄 시민행동이 주최하는 ‘범국민 촛불대회’가 시작하는 오후 6시쯤 비가 차츰 잦아들자 광장에는 더 많은 시민이 모여들었다.
범국민 촛불대회는 앞서 4차례 진행됐던 촛불문화제를 집대성하는 의미를 가져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오히려 한국을 상대로 경제 보복을 하고 있다고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가족 단위로 광장을 찾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장모(40)씨는 “초등학생 아이 둘을 데리고 일부러 집회에 나왔는데 아이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역사 왜곡에 대응하려면 나라가 힘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씨의 아들 정세현(13)군은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실제로 그럴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다”라며 “현장에 나와 반대집회를 보니 놀랍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행동은 경기 이천터미널 사거리, 충남 천안버스터미널 신세계백화점 앞, 세종호수공원 등 전국 곳곳에서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 문화제를 펼쳤다.
시민 함께한 광복절…반일 열기 최고조
광복 74주년을 맞아 도심 곳곳에서 기념 집회가 진행됐다. 최근 한 달 넘게 이어진 반일 열기로 인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컸다.
15일 오전 11시 서울광장에서는 겨레하나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이 일제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2000여명이 모였다.
이날 강제징용 피해자 등 시민 참가자들은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가 약 1만 7000명이 참여한 시민 서명을 일본대사관에 전달하려고 했지만 일본대사관은 이를 받지 않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후 2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다시, 해방의 날, 노동자가 외치는 자주의 함성’을 대회 주제로 정하고 공연 형식의 집회를 진행해 이를 즐기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일본에 강제동원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무역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함께 냈다.
오후 3시부터는 8·15민족통일대회 추진위원회가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일본인도 함께 했다. 후지모토 야스나리 일본 평화포럼 공동대표는 “패전 이후 일본은 평화헌법을 도입했으며 헌법 9조에는 ‘국제분쟁의 해결 수단으로서 무력행사를 완전히 포기한다’고 명시돼 있다”면서 “아베 정권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규제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절대로 정의로운 일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서울 전역에 140개 중대 약 1만 명의 경력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