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건설사 회사채 발행의 두 얼굴

  • 등록 2009-06-03 오후 2:06:58

    수정 2009-06-03 오후 2:06:58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대형건설업체들이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경쟁적으로 채권발행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은 부족한 자금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은 시중 금리에 비해 금리가 높아 향후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5월말까지 상장된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 실적은 총 2조9650억원. 작년 같은 기간 2조2257억원에 비해 7400억원, 2007년에 비해서는 2조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회사채 발행 금액이 급증한 이유는 대형건설업체들 발행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 회사채를 가장 많이 발행한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총 5번에 걸쳐 5200억원을 발행했다.

이외에 롯데건설이 4300억원, GS건설 3000억원, 포스코건설·현대건설 각각 2000억원, 대림산업·SK건설 각각 1500억원, 대우건설 1000억원 등으로 10대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 발행 총액은 2조500억원에 달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특히 단기부채인 기업어음(CP)상환 용도가 가장 많았다. 기업어음의 만기는 대개 3개월이지만 회사채 만기는 보통 1년이상이다. 결국 단기부채인 기업어음을 장기부채인 채권으로 전환을 하는 셈이다.

CP상환용으로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기업의 부채비율은 변화가 없다. 하지만 당장 갚아야 할 돈을 1년 혹은 그 이상으로 늦춰놓는다는 점에서 기업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때문에 채권발행은 기업의 재무상태를 건전하게 만든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게다가 당장 필요한 돈이 아니라도 금융위기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자금을 미리 확보해 두는 편이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건설업체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너무 높다며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업체의 이자부담을 가중시켜 자칫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 조기집행 등으로 건설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고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향후 건설업체에게 `비용증가`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 올해 1분기 상장 건설업체들의 이자보상배율은 평균 2.2배였다. 작년 1분기 3.44배보다 하락 한 것. (이는 영업이익 100원 중 이자비용으로만 45원을 지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1분기에는 영업이익 100원 중 이자비용이 29.1원에 불과했다) 이는 영업이익 증가율에 비해 이자비용 증가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낸다.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이자부담이 커져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됐다는 것.

더구나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2분기에 들어서도 계속 이어져 건설업체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산업재팀 차장은 "높은 금리로 업계의 부담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로서는 회사채 발행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 높은 금리가 아니면 건설업체 회사채를 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여전해 향후에는 금리가 더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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