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인종·젠더·세대…인간의 모순과 관계 살핀다

9월 6~11일 서울국제작가축제 개최
입자와 파동 주제, 강연·대담·낭독회 진행
자우너·배크만·정보라 작가 24명 총출동
축제 일환 `해외 14개 출판사` 초청
시장 동향 현황 공유, 저작권 면담 지원
  • 등록 2024-08-21 오전 10:41:17

    수정 2024-08-21 오전 10:41:17

왼쪽부터 미셸 자우너, 프레드릭 배크만, 황인찬, 김기태, 김이설 작가(사진=한국문학번역원ⓒHelene Chen·Linna Jonasson Bernholm·안예슬·이재현·브라보마이라이프 제공)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밴드 ‘재패니즈 브랙퍼스트’의 리드 보컬이면서 밀리언셀러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 저자인 한국계 미국 가수 겸 작가 미셸 자우너를 비롯해 전 세계 40개국, 2000만 부 팔린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쓴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까지…. 국내외 작가 24인이 총출동한다. 세계 문인과 국내 작가들이 직접 만나 쌍방향 소통하는 장(場)인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축제는 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JCC아트센터에서 열린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61개국 총 361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국내외 작가와 독자 간 교류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의 장으로 꼽힌다. 현장 참여만 가능했던 지난해 8000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던 만큼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올해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다.

모순된 것의 공존, 문학의 다양성 나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전수용)이 주최하는 올해 축제 주제는 ‘입자와 파동’이다.

축제 기획위원장인 오형엽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모순의 공존은 물리학뿐 아니라 문화예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문학 역시 다양한 모순적인 특성을 갖춘 만큼 우리 주변의 모순적인 대립과 관계를 생각해 보고 문학의 다양성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했다”고 취지를 전했다.

번역원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늘어난 페미니즘, 소수자 문화에 대한 관심과 가족 관계, 역사 등 전통적인 것의 충돌이 최근 전 세계 작가들에게 관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첫날 개막 강연은 소설집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소설가 정보라, 아르헨티나의 후퇴하는 여성 정책을 지적한 극작가 겸 소설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가 대담을 진행한다. 두 작가는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성질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존하는 인간에 대한 모순과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국내 작가로는 소설가 김기태·김이설·백수린, 시인 김근·황유원·황인찬 등 14인이 참석한다. 소설 ‘귀신들의 땅’을 쓴 대만의 천쓰홍, 튀르키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시인인 쥴퓌 리바넬리 등 총 10인의 해외 작가가 서울을 찾는다. 6일간 △작가, 마주보다(대담) 5회 △작가들의 수다(토론) 4회 △융복합 프로그램 2회 등을 통해 각자의 작품세계에 이야기를 나눈다.

번역원 측은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가 서울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서울국제작가축제만의 강점”이라며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해 올해는 더욱 많은 독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2023년 합산 수치(자료=한국문학번역원)
주목받는 ‘K-스토리’…국내외 31개사 참여

축제의 일환으로 9월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시민청에서 ‘2024 해외 출판인 교류사업’도 진행한다. 한국과 해외 문학 전문 출판인 등 관계자들을 초청해 각국의 문학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한국문학 저작권 면담을 지원하는 자리다.

국내에서는 교보문고,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민음사, 창비 등 출판사 13개 사와 BC 에이전시, 그린북 에이전시 등 저작권 에이전시 4개 사가 참여한다.

해외에선 총 14개 사가 참가한다. 손원평의 ‘아몬드’를 현지에 소개한 영미권 최대 출판그룹 하퍼콜린스의 독립 브랜드인 미국 하퍼비아,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를 출간한 호주 스크라이브, 이미예·구병모·박에스더 작가 작품을 펴낸 영국 와일드파이어 등이 한국문학 작품 발굴에 나선다. 해외 소설 라인업 ‘라 코스모폴리트’를 보유한 프랑스 스톡 출판사, 매년 400종의 신간을 내는 튀르키예 출판그룹 엡실론도 참가해 한국문학 작품의 첫 출간을 모색한다.

이 사업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문학 저작권 계약 115건이 체결됐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해외 11개국 15개 출판사 관계자는 모계(이모, 고모, 언니 등)로 이어지는 여성 서사와 계급(약자) 같은 사회적 현상 및 동시대성을 한국문학(K-문학)의 매력 요인으로 꼽았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 출판인 교류사업을 통해 한국문학 출간 경험이 있는 출판사와 처음 시도하는 출판사까지 다양한 해외 출판사에서 더 많은 한국문학 작품이 소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문학번역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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