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비중 커졌다"…글로벌 큰 손들, 내년 사모펀드 출자 속도조절

콜러캐피탈, 전 세계 LP 대상 설문조사 보고서 발표
주식·채권 가격 하락에 대체자산 비중 증가 '분모효과'
"사모대출 시장 주목…세컨더리 마켓 활용할 것"
  • 등록 2022-12-13 오후 12:50:02

    수정 2022-12-13 오후 2:10:23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글로벌 연기금과 대형 투자사들의 사모펀드 출자약정액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주요 출자 기관들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추가 투자 없이도 대체자산 보유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도 출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혔다.

13일 영국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리캐피탈이 전세계 유한책임사원(LP) 11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향후 1년간 대체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답은 29%, 줄이겠다는 답은 8%로 집계됐다. 올해 여름 조사 때 늘리겠다는 답이 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대체투자 자산군별로 사모대출의 경우 늘리겠다는 답이 37%로 가장 높았고 인프라도 33%가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사모주식은 27%가 확대할 계획이었고, 부동산과 헤지펀드를 늘리겠다는 답은 각각 14%, 12%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자산군에서 축소보다 확대 계획이 더 많았지만 유독 헤지펀드만 줄이겠다는 답이 23%로 늘리겠다는 답 12%를 웃돌았다.

LP의 42%는 분모효과 때문에 향후 1~2년간 사모펀드에 대한 출자약정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분모효과는 주식과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늘어난 대체자산의 비중 증가로 대체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출자가 어려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28%는 유동성 부족을 속도조절 이유로 꼽았다. 특히 운용규모(AUM) 200억달러 이상 대형 LP와 공적연금으로 한정해서 보면 분모효과를 이유로 꼽은 비중이 3분의 2 이상에 달한다.

LP 투자자 대다수는 자신들의 사모펀드 투자 포트폴리오가 현재 시장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적정하게 구성됐다고 답했다. 다만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해야 한다고 답한 LP투자자들 중 3분의 2는 투자단계와 투자섹터를 변경하길 희망했다. 또 전반적으로 LP투자자들의 절반이 포트폴리오 조정 시에 세컨더리 마켓(유통시장)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제레미 콜러 콜러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글로벌 사모펀드 바로미터 보고서는 공모시장과 경제환경의 혼란이 사모펀드 투자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며 “현재 LP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때에 세컨더리 마켓을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대부분 LP투자자들이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과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앞으로 2~3년간의 사모주식 투자성과에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2019~2020년 겨울호 보고서 발표 당시에 주 위험요인으로 거론됐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사모펀드 투자수익률에 대해선 대다수 LP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설문에 참여한 LP 투자자들 중 3분의 1이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의 연간 순수익률이 16%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2011~2012년 겨울호 보고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섹터별로는 에너지 자산 사모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4년 전 조사와 비교해 LP투자자들은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탄화수소 관련 자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술주에 대한 투자 매력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90년 설립된 콜러캐피탈은 사모 세컨더리 마켓(유통시장)에서 활동하는 영국계 글로벌 투자사다. 지난 7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 등과 함께 쌍용C&E 컨티뉴에이션 펀드에 1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특정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신규 출자자를 모집해 새로운 펀드를 만들고 거기에 기존 자산을 옮겨 담는 투자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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