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학교 근처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고 AP·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수업을 마치고 하교 중이던 학생들이었다.
| 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학교 근처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실려오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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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내무부는 지난 8일 카불 서부의 한 학교 근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공식적으로 사망자 수가 최소 50명, 부상자는 10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심한 상처를 입은 부상자가 많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목격자 진술 등에 따르면 학교 정문 앞에서 차량 폭탄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여학생들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여학생과 남학생이 3교대 수업을 하는 곳이었다. 현지 TV는 피로 물든 도로 곳곳에 학생들의 책과 가방이 흩어져 있고 인근 주민들이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면을 전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폭탄 테러의 배후로 탈레반을 지목하고 맹비난했다. 그는 “탈레반은 불법적인 전쟁과 폭력을 확대해 위기를 평화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이번 사건 연루 주장을 부인하고,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라고 주장했다.
이번 폭탄 테러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오는 9월 1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 1일부터 철군에 돌입한 이후 발생했다. 아프간 당국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 이후 탈레반이 전국적으로 공격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탈레반은 외국군에 대한 공격은 대부분 중지했지만 계속 정부군을 목표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많은 언론인과 활동가, 학자들이 탈레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숨졌지만 탈레반은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