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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롯데 퇴출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가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키로 하자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롯데 불매운동을 장려하고 나선 영향이다.
중국 글로벌 타임즈는 1일 베이징 둥청(東城)에 위치한 롯데마트를 직접 방문해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마트의 한 직원은 “다른 마트들에 비해 가격이 낮은 편이어서 아직까지는 평소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점차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껌을 납품하는 상인은 “중국 정부가 롯데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면 우리는 롯데의 강제 퇴출을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트를 방문한 40세 쇼핑객도 “이제서야 소식을 들었다. 앞으로는 마트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도 롯데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2015년 9월 롯데닷컴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중국 대형 온라인 쇼핑사이트 징둥닷컴은 지난 해 7월부터 운영해 왔던 롯데마트관을 전날부터 폐쇄했다. 이와 더불어 징둥닷컴 내 유명 한국 브랜드 상품들이 일부 사라지는 등 중국 상인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 쇼핑몰 톈마오(天猫·T몰)도 지난달 롯데 플래그숍을 폐쇄시켰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지난 달 26일 지린(吉林)성 장난(江南)의 한 롯데마트 앞에서 중국인들이 ‘한국 롯데가 중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사드를 지지하는 롯데는 당장 중국에서 꺼져라’라는 구호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펼치는 모습이 올라왔다. 또 롯데면세점의 공식 웨이보 계정에는 한국 브랜드의 보이콧을 요구하는 게시물과 중국에서 떠나라는 의견 등이 2만건 넘게 게재됐다. 한 웨이보 유저는 “롯데가 중국인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인 뒤 한국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즉 우리의 돈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일각에선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가 롯데에 대한 불매 운동을 부채질한 데 따른 영향이 적지 않아 외국 기업에 공정한 경쟁 기회를 주겠다는 중국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