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차세대 TV라는 OLED TV가 LED TV와 비교해 화질이 얼마나 뛰어난 지 피부로 느끼지는 못했다. 두 대의 TV에서 보여주는 화면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판매원은 “OLED TV는 고유의 화질 특성을 살리기 위해 본사에서 제작한 별도의 OLED용 맞춤형 콘텐츠로 따로 시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전국의 다른 30여개 OLED TV 전시 매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OLED TV를 만든 제조업체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조사마다 꿈의 TV라고 OLED TV를 한껏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느낄 수 있는 기존 LED TV와의 화질 차이는 미미하다. 이 때문에 제조사는 OLED TV의 최적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특수·제작해 OLED TV에만 맞춤 시연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같은 화면으로 시연하게 되면 LED TV와 OLED TV가 서로 별다른 화질 차이가 없다는 것을 고객이 한 눈에 알수 있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경쟁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는 울트라 HDTV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화질 차이는 거의 없다. 기술적으로는 기존 풀 HDTV에 비해 화질이 4배가량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를 육안으로 식별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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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보니 OLED TV와 울트라 HDTV에 대한 판매 실적은 제조사들의 예상보다 저조하다. 이달 2일부터 OLED TV 예약판매에 들어간 LG전자는 회사측에서 공식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불과 10여대 가량 판매를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화질 차이는 LED TV와 비슷한데 가격은 1100만원이어서 같은 크기 LED TV(450만원)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것이 판매 부진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는 1월 예약판매가 끝나면 가격을 140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어서 가격차가 3배가 넘게돼 판매부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화질 개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조사마다 다양한 부가기능으로 승부를 걸고 있지만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TV에 시청자의 음성과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음성 및 동작인식 기능을 집어 넣어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지근하다.
LG전자도 다양한 스마트 콘텐츠와 PC에서 마우스를 활용하듯 리모컨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커서가 이동하는 클릭 기능 등을 갖춘 매직 리모컨을 내세우고 있지만 TV 본연의 기능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과 동작인식 기능, 매직 리모컨 등은 시청이라는 TV 본연의 기능과 동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시청자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해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라며 “제조사들의 지나친 기술 경쟁이 빚어낸 결과일 뿐”이라고 평가했다.